두 개의 다짐들

by 소진

다짐 1


글을 쓰겠다고 결정한지 일주일,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더 많은 반응을 기대하며 글을 쓰게 된다.

왠지 멋드러지는 글을 쓰고 싶고

누가 읽었을 때 ‘헉’하는 글을 쓰고 싶어진다.


오늘 부모님과 이야기하면서 글을 쓴다고 말씀드렸다.

어 들어가서 하트 눌러줄게 하는 말에 아냐아냐 하며

어떤 글을 썼는지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루가 끝나기 전

그동안 올린 브런치를 훑어보니

아.. 여기 이 부분은 가족들이 읽으면 싫어할 것 같은데, 지워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난 분명 나의 마음을 쏟아내고

진짜 나를 여기에다 표현하고 싶었는데,

참 아이러니하다.

세상의 온갖 인정과 칭찬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시작한 글쓰기가 다시 나를 얽매려 한다.

나라는 사람은 왜 이렇게 세상의 인정과 찰싹 붙어있는걸까.


그럴수록 솔직해져야 한다.


나를 내려놓고 초심으로,

나를 위한 글을 써내려가야겠다.



다짐 2


어제 밤,

오랜만에 친구랑 놀았다.


일로 너무 바빠 대부분의 친구들과는 관계유지조차 쉽지 않은 요즘인데,

마침 놀고싶었던날 친구가 불러줘서 오랜만에 직장인이 아닌 사람이 되었다.


늦잠을 자려고 친구 집까지 갔는데

내일 아침에 등산하러 가야해서 6시 기상이란다.

그럼 그냥 자자,

괜히 기분이 안좋아져서 일찍 불을 끄고 잠들었다.


다음날,

토요일인데 여섯시 기상이라니 하고 툴툴대며 택시를 탔는데

돌아오는 길에 하늘이 너무 예뻤다.

한강 다리를 건너고

투명한 빛이 도는 서울 빌딩들을 지나오는데

아, 내가 피곤하다는 핑계로 이렇게 기분좋은 아침들을 놓치고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문득,

더 이상 오르려 하지 말고

이 땅에 붙어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땅에 두 발을 딛고 세상을 눈으로 직접 보며,

단 10분이라도 이 기분을 느껴야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명상을 하며 도대체 내려놓음과 성공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었는데,

아래로, 더 아래로, 더 아래로 가서 땅을 딛고 서면 되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