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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Dec 19. 2016

수서고속철 개통

서울 동부의 새로운 교통 수단

12월 9일, 그토록 기다리던 수서고속철도 SRT가 개통되었다.


그 동안 수서 근처 직장에서 퇴근하고서 지니님이 기다리는 나주까지 종종 내려가야 했던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기존 고속철도 구간에서 멀리 떨어져 고속철을 이용하기가 불편했던 서울 동부의 여행자들에게 수서고속철도는 국내 여행의 시간적인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이다.


나주에 내려가기로 결정했으니 KTX를 탈 때와 마찬가지로 SRT 모바일앱을 설치하고 미리 표를 예약한다. 예약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해도 되지만 모바일앱이 훨씬 편하다.

출발하는 당일에 역에서 발권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차를 예약할 때는 미리 좌석을 지정해서 예약하는 것이 좋다.

출발하는 당일에 표를 구입하려다보면 원하는 시간대의 전좌석이 아침부터 매진되어 있는 난감한 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사전 예약은 기차 여행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수서고속철은 시스템이나 운송 약관 등등  전체적으로 상당 부분을 KTX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SRT 모바일앱도 코레일앱과 비슷하게 사용하면 된다. 다만, 업데이트가 잦고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앱이 종료되었다가 다시 켜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차차 개선될 것이라 믿는다.


금요일 저녁, 조금 일찍 퇴근하고 수서역으로 간다. 수서역 사거리에서 남쪽으로 수서고속철도역이 한 눈에 보인다.

수서역은 최신식으로 뭔가 특이한 모양으로 지었다.


역사에 들어가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게 된다. 수서에서 동탄역을 지날 때까지 구간은 지하로 터널을 뚫어서 지상에는 선로가 보이지 않는다. 

승강장으로 내려가면 지하철 타는 곳 표지가 있다. 이 출입구에서 이어지는 300m 정도의 통로로 수서역 지하철 3호선, 분당선과 바로 연결된다.


수서고속철의 차량은 KTX-산천과 동일한 차량을 와인색으로 도색하여 운행한다. 왼쪽 기차는 내가 탈 목포행 SRT이고 오른쪽은 먼저 출발할 부산행 SRT이다.


KTX-산천과 동일한 차량인 만큼 화물칸도 동일한 방식이다. KTX와 운송약관이 거의 동일하므로 자전거를 KTX에 실어야 할 때는 분해 포장한 후, 화물칸 칸막이를 내려서 공간을 확보하여 실으면 될 것 같다.


KTX를 주로 타고 다니다보니 구형 KTX는 특히 좁게 느껴지는데 좌석 공간이 확실히 넉넉해서 한결 편하다. KTX-산천과 마찬가지로 두 자리에 하나씩 전원 콘센트가 있다.

2호차는 장거리 전용 좌석이라고 하던데 다른 칸과의 차이점은 모르겠다. 특실은 선반이 비행기처럼 폐쇄식이라고 한다. 안전 상의 문제인지 입석은 없는 것 같다.


슬슬 저녁 시간이니 출출하다. 자리에 앉아서 출발 전에 간식을 얼른 먹는다.


시간이 되어 기차가 출발한다. 수서고속철도의 전용 구간은 수서에서 동탄을 지나 지제까지이며 이후에는 KTX와 같은 선로를 사용한다. 


수서역에서 지제역까지 지하로 연결되는 구간인 율현터널은 길이 50.3㎞로 2015년 6월 23일 관통되었다. 대한민국 철도 터널 중에서 가장 긴 터널이며 그 중간에 동탄역이 있다.

동탄역은 국내 최초의 지하 고속철도역이다. 지상에는 큰 건물 없이 출입구만 있으며 승강장이 지하 6층에 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마치 지하철역 같은 느낌이다. 동탄역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로 마냥 지하로 내려가면 된다.


한참을 지하로 달리던 기차는 지제역 근처에서 지상으로 나오게 된다.

이후 KTX와 같은 선로로 7시가 조금 넘어서 호남선 나주역에 도착한다. 수서역에서 5시 10분에 출발하여 나주역에 7시 5분에 도착했으니 2시간이 채 안 걸린 것이다. KTX 열차도 용산역에서 출발해서 나주역에 도착하는데  2시간 정도 걸리니 시간 차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서울의 동쪽에서 용산이나 서울역에 가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절약되는 셈이다. 게다가 요금까지 KTX 대비 10% 이상 저렴하다.


새로운 교통 수단이 생기는 것은 여행의 영역을 더 넓혀준다. 고속 철도를 이용하기가 더욱 편해졌으니 시외버스로 가기엔 부담스러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여행해보자.


부산행 열차로 부산 여행을 해도 좋고

https://brunch.co.kr/@skumac/121


목포나 나주를 여행하기에도 좋다. 나주에서 버스로 함평을 들르는 것도 좋다.

나주 대표 먹거리, 나주곰탕


광주송정역에서 버스를 타고 영광으로 가도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

https://brunch.co.kr/@skumac/219


반대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여행객들에게 수서역은 서울역이나 용산역만큼 관광지로의 접근성이 좋은 것은 아니다.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쉽게 갈 수 있는 명동, 광화문, 이태원, 남산 등등 서울의 볼거리들이 수서역 근처에는 거의 없다. 수서역에서 가까운 주요 시설로는 삼성서울병원, 삼성동 무역센터, 학여울 SETEC , 강남역 인근, 잠실 롯데월드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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