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Jul 13. 2020

홍천 하뱃재와 행치령 여름 자전거 타기

오르막길과 계곡 사이 시원한 곳으로

2020년 7월 4일


7월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리 더운 날은 아니었지만 더운 여름에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 코스를 만들었다.  수도권 사람들에겐 멀게 느껴지겠지만 우리에겐 그나마 가깝게 느껴지는 홍천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홍천 서석면에서 출발해서 상남면에 갔다가 돌아오는 72km 정도의 코스다. 오늘 코스는 아침에 시원할 때 하뱃재 오르막길을 올라서 상남면까지 계곡을 따라 긴 내리막을 시원하게 달린 후에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인 행치령을 넘어 계곡을 따라 복귀하는 코스다.




홍천 서석면에 가려면 서울-양양 고속도로로 가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늦으면 고속도로가 막힐지도 모르지만 서석면에서는 아침 먹을만한 식당이 없으니 동네에서 설렁탕 한 그릇을 먹고 출발한다.


오늘은 홍천 서석면에서 출발한다. 서석면사무소 앞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근처의 교회와 면사무소 사이 골목에 공중화장실이 있으니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니님의 자전거 앞바퀴가 지난번에 자전거를 타고나서 펑크가 나있었다. 차에 있는 도구들로 튜브를 교체하고 출발한다. 차 트렁크에는 항상 장펌프와 공구가 실려있다.


서석면 읍내는 그리 크지 않다. 읍내를 관통하는 56번 도로를 조금만 달리면 바로 읍내를 빠져나갈 수 있다.


읍내를 빠져나가자마자 강원도의 조용한 시골 풍경이 시작된다. 홍천강의 줄기 중에 하나인 내촌천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길 옆에 강아지처럼 뛰는 것이 있어서 보았더니 새끼 흑염소가 뭐가 즐거운지 깡총깡총 뛰고 있다.


서석면 읍내를 벗어나자마자 약한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는데 달리면 달릴수록 경사가 느껴진다. 뱃재 오르막길의 시작이다.


이제 좀 오르막길답게 경사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할 때쯤 홍천강 발원지 미약골이 나온다. 천의 하천들은 크게  홍천강과 내린천의 물줄기들로 나뉠 수 있는데 오늘은 여기 홍천강 발원지인 미약골로 하뱃재를 올라가서 내린천의 지류인 방내천으로 간다.


하뱃재 오르막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고개는 하뱃재와 상뱃재의 두 구간으로 나누는데 오늘은 하뱃재만 넘어갈 예정이다. 상뱃재는 이전에 다녀왔다.


해발 550m 표지판이 보이면 본격적인 꼬부랑길이 시작된다. 하뱃재 정상은 650m니 조금만 참으면 된다.


하뱃재는 두 번의 S자 코스가 있다. 첫 S자 코스를 올라간다.


그리고 두 번째 S자 코스가 나오면 정상이 곧 나온다.


하뱃재 정상 직전 마지막 S자 코너에 300m 후 삼거리가 있다는 이정표가 나온다. 뱃재 정상이 300m 남은 것이다.


하뱃재 정상에는 이렇게 정상 표지판이 있고...


그리고 율전 초등학교가 있다. 작은 마을인데 초등학교, 카센타, 식당, 여관이 있다. 여기서 56번 도로를 따라 우회전하면 상뱃재를 넘어 구룡령으로 갈 수 있는데 이번에는 좌회전해서 31번 도로를 따라 상남면으로 간다.


여기서부터 20여 km에 걸친 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방내천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는 길이라 시원한 곳인데 오늘은 날씨가 생각보다 시원하니 더욱 좋다.


계속 방내천을 따라 쭉쭉 내려간다. 길 옆으로는 강원도 특유의 좁고 경사진 밭에 농작물들이 잔뜩 자란다.


이 근처에는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 많아 그만큼 계곡이 깊다. 계곡물이 흐르는 곳은 공기가 시원한데 여기는 시원하다 못해 팔에 닭살이 돋을 정도다. 계곡을 따라 쭉쭉 내려간다.


계속 방내천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근처에서는 그나마 큰 마을인 방내1리가 나온다. 마을 북쪽 출구에서 방내교를 건너야 계속 방내천을 따라갈 수 있다. 내교를 건너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면 해발 610m의 고사리재를 넘어 상남으로 바로 가게 된다. 오르막길을 또 올라가기는 싫으니 방내천을 따라가면서 좀 더 시원한 내리막을 즐기자.


지금까지도 차량통행이 많지 않았지만 더더욱 한적해진 길로 달리게 된다. 군부대도 있고 오래되어 보수가 안되는지 곳곳이 갈라진 오래된 도로인데 로드바이크로 달리기에 썩 나쁘지 않다.


워낙 외진 곳이라 그런 걸까? 장맛비에 산에서 내려온 토사가 도로에 쌓인 채로 있다. 고운 흙이라 휘말리면 넘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서 달린다.


하뱃재에서 시작된 25km의 내리막에서 잠깐 깔딱 올라가는 언덕길이 하나 있다. 올라가면 급경사로 다시 내려가기 시작하니 조금만 올라가면 된다.


다시 약한 내리막을 쭉쭉 내려가다 보면 다리를 건너야 하는 곳이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아주 잠깐의 비포장길이 나온다. 그리 험한 길은 아닌 데다가 매우 짧은 구간이라서 로드바이크라도 어지간한 사람은 타고 지나갈 수 있는데 지니님은 내려서 걸어간다. 안전제일!


비포장길은 100m 정도도 안 되니 금방 끝난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시원했던 이 내리막길은 냉정계곡이 있는 446번 도로와 만나면서 끝난다. 기서 왼쪽으로 가면 상남면 읍내, 오른쪽으로 가면 살둔계곡과 원당을 지나 구룡령으로 가게된다. 우리는 상남면으로 좌회전이다.


이제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일단은 곧 상남면 읍내니 오랜만에 상남면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정육식당이 있길래 들어가서 냉면과 육회비빔밥을 특으로 주문했다. 저렴한 식당이라 특으로 주문해도 다른 식당의 일반 메뉴 값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고른 식당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생각보다 맛있다. 앞으로 상남면에 오면 식사는 여기서 먹기로 한다.


배부르게 먹고 다시 출발한다. 상남면에서 남쪽으로 31번 도로를 따라간다. 아까 하뱃재 위의 율전 초등학교 있던 곳이 율전이라 지니님이 왜 다시 율전으로 가냐고 묻는데 아까 방내교에서 건너지 않고 고사리재를 넘어 오는 길이 요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율전에서  31번 도로가 고사리재를 넘어 이어지는 삼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우리는 당연히 서석 방향으로 451번 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서울양양고속도로의 행치령 터널을 위로 넘어가야 한다.


터널 위로 올라가면 서석 방향으로 444번 도로를 따라가라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직진하면 홍천 방향으로 아홉사리재를 넘어갈 수 있는데 언덕은 최소한으로 오르고 싶으니 행치령으로 간다.


상남에서 올라가는 행치령은 대부분의 구간이 꼬불거리지 않고 쭉 뻗은 오르막길이다. 저 멀리 하늘로 뻗어가는 길 끝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행치령 정상이다.


오르막을 올라가면 공터가 있는 곳에서 조금 더 위에 행치령 정상 표지석이 있다.


이제 580m 행치령 정상부터 다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남 쪽으로는 거의 쭉 뻗은 길이었지만 서석 쪽으로는 꼬불거리는 길이다.  조심해서 내려간다.


쭉 신나게 내려왔다. 계속 444번 도로를 따라 가도 서석면으로 갈 수 있지만 이번에는 눌언동계곡으로 잠깐 빠져보기로 한다. 수하2리에서 수하교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서 내려가면 굴다리를 통해 마을길로 갈 수 있다.


내촌천 눌언동 계곡 구간이다. 은 산속의 산 북쪽에 있어 그늘이 많이 지는지 동네 이름도 응달말이다.


마을길을 따라 가면 축사도 지나고 다리도 하나 건너 길은 계속 내촌천을 따라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길 상태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달릴만하다.


눌언동 버스 종점을 지나서 계속 달리면 마을 입구 신작로를 따라 다시 444번 도로와 합쳐진다.


다시 444번 도로로 달린다. 눌언동 계곡 쪽으로 들어가면 조금 돌아가는 것이지만 충분히 시원하고 재미있는 데다가 작은 언덕도 하나 피했다.


444번 도로가 56번 도로와 만나면 서석면 읍내 입구다. 오늘 하루도 자전거를 잘 탔다.


비교적 시원한 날씨에 수월한 길로 자전거를 탔지만 목은 마르다. 서석면 읍내로 들어오자마자 지니님은 편의점부터 찾는다. 편의점부터 들러서 시원하게 음료수를 마신다.


72km의 가벼운 코스를 한 바퀴 돌았다. 날씨가 더워도 시원하게 타기 위해서 이 코스를 달렸는데 날도 그리 덥지 않아서 소름 돋을 정도로 시원했다.


우리 브런치에 방문해주는 애독자님들에게 우리가 여름 자전거 코스를 짜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1. 가장 먼저, 여름에 힘들지 않게 자전거를 타려면 일단 주행거리를 조금 줄인다. 보통 100km 전후의 거리를 달리는 우리는 여름에는 70~80km 정도의 거리를 달린다.

2. 가장 힘든 구간을 시원한 아침에 달린다. 오늘 코스는 고난도 오르막길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힘든 하뱃재를 시원한 아침에 올라갔다.

3. 오늘 사진들을 다시 주의 깊게 보면 오르막길은 산그늘과 나무 그늘이 있는 방향으로 올라간 것을 볼 수 있다. 안 그래도 힘든 오르막길이 시원하면 컨디션 유지가 쉽다.

4. 브레이크를 많이 안 잡아도 되는 완만하고 긴 내리막으로 내려간다. 보통, 계곡이나 하천길을 따라 내려가면 완만하고 긴데 오르막길과 마찬가지로 산그늘과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는 시간을 예상해서 달리면 한층 더 시원하다.

5. 가능하면 가장 더워지는 오후 1시~3시 사이에는 오르막길을 피하거나 완만한 오르막길로 간다. 오늘은 완만한 오르막길 행치령을 점심 먹고나서 올라갔다. 물론, 그늘 방향도 어느 정도 고려해서 오르막길의 1/3은 나무 그늘었다.


홍천과 인제의 산속 길들은 44번 국도와 6번 국도만 잘 피하면 하나하나가 모두 보석 같은 멋진 자전거 코스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으면서 하천과 계곡이 많아 여름에도 시원한 길이 많다. 늘 코스와 비슷하지만 뱃재에서 상뱃재로 올라가서 살둔계곡으로 좀더 크게 도는 방법도 있다. 이는 이전에 다녀온 여행기를 참고하면 된다.

https://brunch.co.kr/@skumac/300


늘 그랬지만 다음번에도 시원한 코스로 자전거를 타러 갈 예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전거로 강릉에서 대관령과 진고개 돌아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