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Jan 13. 2021

수락산 기차바위 등산하기

등산 초보자 도전 코스

2020년 12월 12


올 겨울에는 사람 북적이는 스키장 대신 등산을 하기로 하여 지난번에는 초보자들도 올라가기 좋은 광교산에 올라갔다. 이번에는 난이도를 조금 높여서 수락산으로 간다.



수락산은 물이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화강암으로 된 암산이라 코스 중에 암벽을 올라야 하는 코스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차바위 코스로 올라가기로 했다. 벽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약간의 체력이 필요하지만 산 자체가 그리 크고 높진 않으니 초보자들의 암릉 맛보기 장소로 적당하다.


지하철 7호선의 마지막 역인 장암역에서 출발하여 수락산역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바로 전 역이 도봉산역이고 맞은편에 도봉산이 자리 잡고 있다. 이쪽으로 오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도봉산으로 가는 듯하다. 암역은 철 차량기지 앞에 억지로 만든 역이라 구조가 특이하다.


장암역에서 수락산으로 출발하는 들머리는 석림사 입구 출발이다. 장암역 앞에서 길을 건너 개천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등산객들은 모두 도봉산으로 갔는지 이쪽에는 등산객이 거의 없다.


이곳에는 노강서원이라는 서원이 있다. 서원 앞에 강아지가 한 녀석 있어 잠시 데리고 논다. 사진에는 못 생기게 나왔는데 나름 귀엽고 애교도 있는 녀석이다.


노강서원은 박태보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든 서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서원 입구에 홍살문이 있다. 지니님이 가리키는 안쪽에 방금 강아지의 어미개 같아 보이는 녀석이 한가롭게 앉아있다.


계속 포장길을 올라가다 보면 석림사 일주문이 나온다.


석림사 입구 출발이니 실질적인 등산은 여기서부터 시작인가 보다. 등산안내도가 잘 나와있다.


석림사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등산로 표시가 있고 깨끗한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에서 마지막 볼일을 보고 산에 오르기 시작한다.


수락산은 바위산이다. 올라가는 길에도 계곡을 따라 바위 위를 걸어야 하는 곳이 많다.


이정표는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다만, 다른 육산(흙산)들처럼 등산로가 잘 보이는 게 아니라 바위를 자기 능력껏 여기저기로 올라가야 하다 보니 한 등산로를 가도 여러 갈래로 나뉜다.  일단은 이정표가 보일 때마다 기차바위(홀통바위) 방향으로 간다.


경사가 좀 있는 길을 열심히 올라간다. 등산객도 거의 없는데 등산로가 여러 갈래다 보니 서로 다른 길을 택할 수 있어 다른 등산객과의 접촉은 거의 없다.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마스크를 안 쓰고 있는 사람이 여럿 있다 보니 사람이 보이면 거리를 둔다. 


첫 번째 능선에 올라왔다. 지금까지 계곡 바위 위를 올라왔다면 이제부터는 봉우리로 가는 커다란 바위를 기어올라야 한다.


슬슬 바위 구간이 나타난다. 험할 것 같은 곳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어 있으니 조심해서 전진하자. 람들이 많이 밟은 곳은 반들반들하게 밟고 올라가기 좋게 되어 있다. 바위산 등산의 기본은 다른 사람의 흔적을 잘 보고 그대로 따라 올라가면 된다.


숲 위로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바위에 밧줄이 달려있는 것을 보니 기차바위인 것 같다. 보기에 꽤 가파르고 위험해 보이는데 저기로 가야 하나보다.


밧줄도 없는 절벽나타났다. 기어올라가니 조망이 좋아진다.


이번에는 밧줄이 있는 구간이다. 그리 길지 않은 구간을 밧줄을 잡고 올라가면 되니 그리 어렵진 않다.


그리고 이제 수락산의 하이라이트인 홈통바위... 2단으로 되어있는 가파르고 높은 암벽이다. 밧줄은 하나뿐이고 일렬로 기차놀이하듯이 '올라'가야 하는데 내려오는 한 무리의 등산 모임이 줄에 매달려 사진 찍느라 난리다. 보통은 올라가는 코스로 잡기 때문에 이렇게 내려오면 여럿에게 민폐인데 빨리 내려오지도 않고 열심히 사진만 찍는다. 한참을 뭉기적거리다가 우리 뒤에 온 아저씨들이 빨리 내려가라고 성화를 내니 그제야 움직인다.


수락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기차 바위를 올라왔다. 아까 길을 막은 등산객 무리 덕분에 정체가 심해져서 빨리 빠져나가려다 보니 정작 우리는 사진도 못 찍었다. 우리 앞에 체구가 작은 아주머니는 중간에 힘이 빠져서 쉬엄쉬엄 간신히 올라갔다. 기차바위만 오르면 정상까지 600m 정도밖에 안 남는다. 기차바위는 통바위라도고 하는데 커다란 암벽에 홈통 같은 부분이 길게 나있어서 그런가 보다.


, 저기가 정상인가 보다. 아직도 멀게 느껴진다.


계단을 올라가면 드디어 수락산 정상인 수락산 주봉이다.


정상까지 해발 637m니 그리 길고 어려운 산은 아니다. 지난번에 다녀온 광교산과 비슷한데 광교산은 흙산인데 비해 수락산은 바위산이다 보니 느낌이 많이 다르다.


공기가 약간 뿌옇긴 하지만 그럭저럭 좋은 날씨다. 눈 앞에 도봉산이 가득 보인다. 정상에 조금 있으니 갑자기 등산객들이 바글바글 몰린다. 슬슬 내려가야  시간인가 보다. 


주봉에서 내려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봉우리 바위가 멋지다.


이제 수락산역 쪽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상계역 방향은 도솔봉이나 불암산 쪽으로 가는 사람들이 가는 방향인데 우리는 조금 가다가 서쪽으로 빠지면 된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면 수락산장이 있다. 서울 근처에서는 도봉산장과 함께 정식 산장으로 유이한 곳이라는데 등산객들이 술과 안주를 먹느라 북새통이다. 이런데 오래 머무르는 건 코로나 문제 이전에 우리 스타일이 아니다. 얼른 빠져나간다.


수락산장 바로 아래에 이정표가 있다. 수락산역 방향으로 간다.


능선을 따라 가면 계속 대단한 바위들이 나타난다. 암산은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멋지다.


중간에 전망대가 있다. 미세먼지가 많이 끼었는지 희뿌연 것이 조망이 좀 안 좋다.


근처에 바위 봉우리가 보인다. 방향을 보니 저기가 도솔봉인가 보다.


내려가는 길도 가능하면 사람 없는 곳으로 내려간다. 역시나 내려갈 때도 밧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 곳이 있다.


숲 속으로 들어오니 멋진 봉우리들이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올라가는 길은 바위를 기어 올라가야 하는 곳이 여럿 있었는데 내려가는 길에도 바위를 기어 내려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는 급경사 길이다. 처에 갈래길이 있는지 사람 소리는 가끔 들리는데 사람은 안 보인다.


열심히 내려가다 보니 갑자기 길이 좋아진다. 거의 다 내려온 것 같다. 사가 급한 만큼 올라가는 것도 내려가는 것도 빠르게 느껴진다.


이정표를 만났다. 우리가 내려온 방향은 도솔봉 쪽이고 정상에서 좀 더 단축해서 내려오는 길이 있는 것 같다. 여기까지 하산길에는 등산객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 조금씩 사람이 보인다.


이제 벽운동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지금까지의 험한 바위산길은 어디로 가고 아예 멍석까지 깔려있을 정도로 길이 좋다.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등산의 마무리는 역시 에어건이다. 에어건은 잘 정비된 등산로의 상징이다. 바위를 기어올라다니느라 여기저기 흙먼지가 엉망으로 묻은 것을 깔끔하게 털어낸다.


마을로 가려면 계곡을 따라 좀 더 걸어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포장길과 보행용 데크길이다.


벽운동천이라는 약수터가 있지만 음용 금지라 손만 씻는다.


이렇게 수락산 등산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수락산은 상당한 바위산이다. 바위산은 볼거리가 많고 조망이 좋은  대신에 길이 험한 경우가 많다. 관악산도 서울대 정문에서 올라가다 보면 밧줄을 붙잡고 올라가는 구간이 있는데 수락산 기차바위 코스는 그런 구간이 더 힘들고 길게 되어 있다. 우리 둘이야 거의 매주 운동을 하니 체력에 큰 문제가 없이 다녀왔는데 평소에 운동을 안 해서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겐 꽤 힘들 수 있는 곳이다.


수락산은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구간이 많으니 그립감 좋은 장갑이 필수 준비물이다. 등산의 기본 준비물은 등산화, 장갑이고 등산을 많이 한다면 무릎 충격을 줄이기 위한 등산스틱 세트와 무릎보호대를 해야 한다. 지니님도 긴 장갑을 참 싫어하는데 이번 산행에서 긴장갑이 반드시 필요한 것을 제대로 느꼈을 것이다.


수락산은 암릉 구간이 많지만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산행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등산을 좀 더 길게 한다면 보통 수락산과 이어지는 불암산까지 묶어서 두 산을 연계해서 다녀오는 사람도 많다.

매거진의 이전글 용인 광교산 나들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