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니님이 MTB 타는데에 재미를 좀 붙인 것 같다. 오늘도 MTB로 가까운 임도를 돌아보기로 했다. 날이 급격하게 더워지고 있으니 멀리 가진 않고 오랜만에 비교적 가까운 강촌챌린저 코스를 달려보기로 한다. 이번에는 임도 구간을 좀더 짧게 타는 것으로 구성해본다. 원래의 코스를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의 예전 글을 참고하면 된다.
강촌챌린저 코스의 최대 장점 중에 하나가 경춘선 전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춘선 전철에 자전거를 싣고 출발한다.
강촌챌린저 코스의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굴봉산역이다. 그래서 ITX기차를 이용하기는 애매하다. 예전에는 ITX 열차로 가평역에 내려서 여기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었다. 오늘은 전철로 와서 굴봉산역에서 백양리 쪽으로 출발한다.
굴봉산역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백양1리 마을회관을 지나서 강촌챌린저코스 안내판이 있다. 여기서 우회전해서 조금만 가면 바로 임도로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오늘은 최대한 가볍게 타러 왔으니 이쪽 구간은 달리지 않고 그대로 직진한다.
백양리 쪽으로 난 길을 계속 직진만 하면 된다. 끝이 막힌 길에 캠핑장과 펜션들이 계속 있으니 마을 사람들과 숙박객들 외의 차량 통행이 없는 조용한 길이다.
이 백양리 쪽 길 끝은 결국 임도로 변한다. 임도로 그대로 진입한다.
산림레포츠의 숲이라고 쓰여 있는 안내판이 있다. 다양한 산림레포츠를 즐기는 곳이라고 한다.
안내판을 지나면 사방댐 옆으로 시멘트길이 나있는데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낙석이 굴러다니는 곳도 있다. 더위를 먹었는지 컨디션이 안좋아서 나는 뒤로 쳐지는데 사진까지 찍는 동안 지니님은 저 앞에 가버린다.
올라가다보면 아까 원래의 강촌챌린져 코스와 만나는 삼거리가 있다. 삼거리에 MTB 동호회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다. 산속에서 같은 취미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평소에는 반갑지만 요즘에는 거리두기도 안 하고 마스크도 안 쓰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가까이 다가가기 꺼려진다. 우리보다 진행이 빠를 것 같아서 먼저 보내고 조금 쉬다가 우리도 출발한다.
코로나 거리두기를 할 생각이 없는지 10여 명이 넘게 모인 MTB 동호회에는 초보자도 있어 결국 우리 계속 조금씩 동선이 겹친다. 기껏 사람 피해서 숲속으로 왔는데...
한치고개 정상에서 또 후미를 기다리면서 쉬고 있는 이 MTB동호회랑 겹친다. 한치고개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겠다고 다들 모여있다. 정상에서 쉴까 했는데 사람이 북적북적 많으니 그대로 지나쳐서 넘어간다.
고개를 넘었으니 쭉 내리막이 시작된다. 원래는 그대로 마을까지 내려가면 되는데 오늘은 경로를 조금 바꾼다.
원래의 강촌첼린저 코스는 한치고개 너머 가정리 마을을 통과해서 다시 봉화산을 넘어가는데 오늘은 새로 만들어진 임도를 이용해서 코스를 가로지르기로 했다. 임도에서 갈림길이 나타나면 내려가지 않고 올라가면 된다.
새로 난 임도에 진입해서 뒤를 보니 다행히 MTB 동호회는 원래 코스로 가는 것 같다. 새로 난 임도라 그런지 나무가 치워져 있어 그늘이 없는 구간이 계속된다.
임도 공사 때문인지 키큰 나무가 독특하게 휘어있다.
새로 난 임도길은 노면 상태는 좋지만 생각보다 오르락 내리락하니 가정리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기존 코스보다 오히려 힘든 것 같다. 다음부터는 그냥 기존 코스대로 다녀야겠다.
새 임도의 끝은 가정리에서 올라오는 길 초입과 만난다. 결국 쉬운 코스를 놔두고 더 오르내리는 코스로 다니게 된 셈이다.
이제 다시 강촌으로 넘어가야 한다. 여기도 온통 야생동물 통제용 울타리를 해놓아서 답답하게 느껴진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 엉망이 되었다면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신 방지 울타리로 사람이 없는 곳도 엉망이 되었다. 2020년과 2021년은 이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최악의 시기가 될 것이다.
여기는 의암순례길의 추가 코스 부분이고 언덕을 넘어가면 중간에 문배마을 들어가는 길이 있다.
길은 임도 중에서도 가장 깔끔한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차량 통행이 가끔씩 있다.
야생동물 포획용 틀이 있다. 크기를 봐선 딱 멧돼지용이다.
나는 더위에 맥을 못추고 점점 지쳐가는데 지니님은 혼자 쭉쭉 올라간다. 아무래도 내 체력이 많이 떨어졌나보다. 보이지 않게 멀어졌다가 고개 정상에서 다시 만난다.
고개 꼭대기부터 끝지점인 임도 입구까지 거의 순수한 내리막길이다.
아까 말했던 문배마을 가는 삼거리를 지난다. 초행길이라도 대회 코스 안내판이 있어 헷깔릴 염려는 없다. 여기부터는 문배마을에서 나오는 차량이나 등산객들이 있는 구간이다.
임도의 끝은 구곡폭포 주차장이다. 그대로 질러 내려가면 자전거길과 차도가 나오는데 자전거길은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하는데다가 강촌역으로 바로 갈 수 없기 때문에 차도로 가는 편이 오히려 편하다.
경춘선 전철이 다니는 철교를 지나면 바로 삼거리에서 강촌역으로 갈 수 있다.
긴 코스는 아니지만 더운 날씨에 힘들었다. 강촌역에서 경춘선 전철로 복귀한다.
강촌 챌린저에 대한 두 번째 글이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보다 지니님의 산악자전거 실력도 늘었고 그 사이 길도 조금 달라졌다. 양평과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멀지 않는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깔끔한 임도라 그런지 자전거 동호회에서도 자주 가는 곳이다. 전체적으로 그늘이 많은 임도라 초여름에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