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하얀 병실 벽과 기계음, 간간이 들리는 간호사 발걸음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투병으로 지친 몸은 움직일 힘조차 없었고, 숨만 쉬어도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가고 싶은 곳도, 바깥세상의 작은 즐거움조차 닿을 수 없었습니다. 오직 약과 치료, 긴 기다림 속에서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밤이면 공포와 외로움이 몰려왔습니다. 몸속에서 병이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고, 예기치 못한 통증에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차가운 공기와 흰 시트, 스산한 냄새가 온몸을 감쌌습니다. 그럴 때면 간절히 창밖 하늘을 보고 싶어 졌습니다. 멀리서도 좋으니, 그 푸른빛과 구름의 흐름만이라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아프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걷는 일이 이렇게 소중한지, 친구와 웃고 떠드는 시간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평범하게 여겼던 하루가 사실은 가장 귀한 선물이었음을요. 병실 밖을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바쁜 일상, 활기찬 웃음소리가 꿈처럼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매일 창 너머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구름은 천천히 흘러가고, 햇살은 병실 안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그림자까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늘은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마음이 살아나자 풍경은 위로와 희망이 되어 스며들었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깨달았습니다. 자유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숨 쉬고 걸으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것이라는 걸요.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도 하루를 받아들이고 작은 순간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이미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마주한 하늘은 제게 희망의 창이었습니다.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지금도, 그때 바라본 하늘과 마음은 제 안에서 숨 쉬고 있습니다. 매일 마음속으로 다짐합니다.
“오늘 하루를 감사히 살자. 다시 주어진 이 삶을 소중히 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