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영상 한 컷에 담긴 나의 봄

카메라가 기억한 따뜻한 순간

by 정유선




카메라를 들고 서 있던 그 순간, 봄은 먼저 제 마음에 스며들었습니다. 연둣빛으로 물든 나무와 햇살에 반짝이는 꽃잎, 그리고 바람결에 흔들리던 풍경은 모두가 하나의 장면으로 이어져 화면 속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촬영은 단순히 기록이 아니었습니다. 장면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었고, 그 안에서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렌즈를 통해 바라본 계절은 언제나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때로는 먼 길을 오가며 무거운 장비를 옮기느라 지치기도 했지만, 한 편의 영상이 완성될 때 찾아오는 벅찬 기쁨은 그 모든 수고를 잊게 만들었습니다.

한 컷, 한 컷이 모여 이야기를 이루듯, 저의 봄도 그렇게 채워져 갔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은 카메라 앞에서 다시 피어났고, 작은 희망은 화면 속에서 꽃처럼 피어났습니다. 영상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삶의 조각을 이어 붙여 저 자신에게도 새로운 계절을 선물해 주는 길이었습니다.

현장은 언제나 쉽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촬영이 멈추기도 했고, 원하는 장면을 얻기 위해 같은 자리를 수없이 오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미소와 따뜻한 눈빛은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카메라가 비춘 것은 풍경만이 아니라, 사람들 마음속의 진심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영상 속의 봄은 제 삶의 가장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아름다움의 기록이 아니라, 제 마음이 다시 살아 있음을 알려 주는 증거였습니다. 영상 한 컷 속에는 계절의 숨결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리고 제 마음의 봄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그 봄은 영상 속에 머물렀지만, 제 마음속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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