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난 기쁨
1. 아주 작은 시작
3년 전, 광주에 계신 이모님 댁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거실 한가운데, 오랜 세월을 품은 듯한 50년 된 행운목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풍성하고 듬직한 모습에 반해, 조심스레 이모님께 부탁드렸어요.
"이모, 저 가지 하나만 잘라 주실래요?"
그렇게 얻어온 작은 가지 하나.
물병에 담아, 매일 아침저녁으로 살폈습니다.
"오늘은 뿌리가 내렸을까?"
기대와 설렘이 섞인 마음으로.
그리고 얼마 뒤, 투명한 물속에서 뿌리가 조심스럽게 내려앉는 걸 발견했을 때,
마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 듯 벅찬 기쁨을 느꼈습니다.
2. 조용한 기다림 끝에
작은 가지는 화분 속으로 옮겨져 천천히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키가 자라진 않았지만, 하루하루 푸르게 숨 쉬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아무런 기대 없이,
그저 매일 물을 주고 가만히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
그렇게 3년이 흘렀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날들이 조용히 쌓여갔습니다.
3. 퇴근길에 만난 기적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들어서자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냘픈 행운목 줄기 사이로 하얀 무언가가 보였거든요.
'옥수수처럼 자라나 보네?'
그날은 그렇게 웃으며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집에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파고든 진한 향기에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이게 무슨 향기지?'
급히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죠.
"너, 집에 무슨 향수 뿌렸어?"
아들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엄마, 저 향수 안 쓰잖아요. 다시 잘 살펴봐요."
그리고 나는, TV 옆 작은 화분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발견했습니다.
가늘고 연약한 가지 사이로, 세상 가장 깨끗한 하얀 꽃이 조심스럽게 피어 있었어요.
4.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꽃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마치 꽃이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라고 속삭이는 듯했어요.
향기는, 마음을 안아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루의 피로도, 쌓였던 근심도, 그 순간 모두 사라지는 기분.
그 작은 꽃 한 송이가,
내게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눈물이 맺혔습니다.
5. 다시 피어난 기쁨
작년, 그 소중한 행운목에서 가지 하나를 더 잘라 또 다른 화분에 심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베란다에서 물을 주던 중—
새하얀 꽃이 다시 피어오른 걸 보았습니다.
하얀 꽃송이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었어요.
그 순간,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아, 올해는 정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겠구나.'
6. 행운은 조용히 다가온다
행운은 거창한 모습으로 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는 사람에게
이렇게 은은한 향기와 함께 다가오는 것 같아요.
내 작은 행운목처럼,
당신의 삶에도 어느 날 조용히,
새하얀 꽃이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조용히 행복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