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너무 심심해서 마트나 감시 다녀오려고 씻고 선크림을 발랐다.
거울을 보다 보니 눈썹도 좀 그려야겠고, 입술도 좀 발라야겠고, 그러다 보니 눈이 허전해서 결국 눈 화장까지 다했다.
풀메이크업하고 나오니 기분이 이상했다.
상쾌하면서도 허무하달까?
할 것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는데 자기 만족감은 들고.
모순된 감정이었다.
괜히 나왔나 싶다가 안 나오면 뭐 할 건데 싶은.
'그냥 집에서 글이나 쓸 걸'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글감을 찾으러 나갔나 보다.
글을 꾸준히 쓰겠다고 다짐한 지 열흘이나 지났는데 브런치를 한 번도 안 들여다봤다.
요즘 내 일상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
자연히 글을 쓰고 싶은 소재도 없다.
글을 쓰고 싶을 때는 기쁠 때보다 복잡한 감정일 때가 많아서 어쩌면 지금 꽤나 잘 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이상한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걸 피하고 있다는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들 정도이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은 시간이 참 잘 간다.
살아 있다는 생각도 잘 안 든다는 게 문제지만 대체로 평온(平穩)은 하다.
짧은 안부를 전하자면
열흘 동안 음식은 열심히 해 먹었다.
마트에서 식용꽃을 구입해서 여기저기 넣어 먹을 요리를 만들었다.
화전 낙지젓 카펠리니 요리에 열중하는 건 요즘 윤스테이를 보고 있는 영향도 크다.
예쁜 게 먹기도 좋다고 예쁜 요리를 만드는 영상을 보면 식욕이 마구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