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라 May 08. 2021

혼술

혼자여서 좋은 것

건강을 생각해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 2년이 넘었다.

가끔 캔맥주를 반주로 곁들여 먹기는 하였으나

집에 술 사다 놓지 않기 권법으로 꽤나 잘 지키고 있었는데...

지난날 생긴 백화점 상품권을 쓰기 위해 백화점에 갔다가

와인만 3병 사 왔다.

오랜만에 혼자 술 마시는 것도 설레서 화이트 와인에 잘 어울릴 만한 안주를 만들어 술상을 차렸다.

1차 안주

새우와 쪽파, 고추를 다져 넣은 새우 깻잎전을 만드면서도

혼자 신이 났다.

새우를 다지는 건  성가신 일인데도 술자리를 위해 열심히 다졌다.

혼자 마시는 술의 묘미도 나름 있다.

너무 독특한 재미라 다른 것으로 대체 불가능하다.

대신 혼자 마시는 술은 남들이랑 마실 때보다 더 잘 취한다.


와인 한 병 정도면 적당하겠지 했는데

역시 나는 10~14도 사이의 술에 잘 취한다.

게다가 이사 와서 (이사 온 지 1년)  처음으로 켜 본 주황 등에 기분이 업됐다.

주황등

이 등은 왜 있나 했는데 술 마실 때 켜라고 있는 거였군.

얼큰하게 취해서 남은 두부도 부치고, 냉장고의 밑반찬을 털었다.

2차 안주

집에서 먹으면 끝이 없다.

술까지 취하면 더더욱.

먹어도 먹어도 아쉬우니 자꾸 뭘 만들게 된다.

심야식당 드라마를 틀어놓고 먹으니까

거기에 나오는 안주 다 해 먹고 싶어 졌다.

술이 올라오는지 국물을 먹고 싶어서

김칫국도 끓이고 전 부치고 남은 계란도 부쳐냈다.

3차 안주

이러니 다시 시작이다...

혼자 새벽 3시까지 달렸다.

이제 정말 집에서는 먹지 말아야지.

혼술은 알코올 중독의 원인 이랬는데.

정말 안 먹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 부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