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Oli on canvas
눈이 올 때쯤이 되면 생각나는 그림, 기다림
다른 그림들과 다름없게도,
차가운 기다림이라는 불안과 화려한 희망이 함께 그려져 있다.
여인의 뒷모습까지도 생각나는 넓게 휘어있는 굵은 고목의 역동적인 휘어짐과 그것의 날카롭게 부러진 잔 가지들은 시선을 사로잡으며 명확한 겨울감을 느끼게 한다.
기다림을 축적하듯 눈은 내리고
눈밭 뒤로 모든 것은 멀고 흐릿하다.
긴 기다림의 시간에, 열망은 안에 있기 때문에 흘러가는 모든 시간과 사건은 그저 내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진다.
흐릿하게 색감 없이. 소복하게 그런 일들이 차곡히 쌓이고 여전히 흩날리지만 이 목마름에는 반드시 소망이 남아있어서, 겨울날 남겨둔 까치밥 같이 붉게 맺혀있는 것이다.
크게는 소망은 환란과 인내와 연단의 공정을 거쳐 맺어지며 현재의 고난은 장차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고 적어두신 성경 앞에 돌아와 가만히 앉게 되고(로마서 5장 3절-4절, 로마서 8장 18절),
작게는 겨울이 가면 반드시 봄은 오는 것이니 긴 인내의 시간, 끝이 보이지 않는 어떤 상황에 현재 머물러 있을지라도 믿음과 소망을 끝까지 따듯하게 붙잡아도 된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겨울의 푸른빛을 더 보아야 할까, 열매의 붉은빛을 더 보아야 할까, 그것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남아있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