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지를 읽은 후, 결정하기 전에 이런 생각들을 꼭 해본다
<클루지>(개리 마커스 저)를 읽었습니다.
아, 왜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결정을 했을까!
때로 나중에 돌아보며 나의 선택을 후회할 때가 있어요.
이 책에서는 인간의 뇌 자체가 그렇게 심리적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가 돼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마음이란 일종의 클루지(kluge)에 가깝다고 설명하는데요. 클루지란 공학자들이 결코 완벽하지 않은 엉성한 해결책을 가리킬 때 쓰는 통속적인 표현입니다.
“모든 진보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언어와 신중한 사고의 기제는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엄청난 진보를 가능케 했지만, 선행 인류 조상 때부터 10억 년 이상의 시기에 걸쳐 발전해온 우리의 뇌는 이런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지닌 유전 형질의 대부분은 언어 이전에, 신중한 사고 이전에, 우리와 같은 생물이 존재하기도 전에 진화한 것이다. 때문에 조야한 오점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_ <클루지> 중에서
책을 보면서 저 역시도 클루지스럽게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았구나, 하면서 공감하며 읽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매 순간 생각의 오류를 막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안’을 하는데요. 그중에서 마음에 다가온 10가지 제안을 정리해봅니다.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함께 고려하기
인간은 증거들을 침착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에 익숙지 않다. 그래서 선택하기에 앞서 다른 대안이 되는 가설에 대해서도 목록을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 재구성하기
99.4% 순수하다고 말하는 비누가 있다.
99.4% 순수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0.6퍼센트 유해하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을 끌려고 하는 정치인, 광고주들은 모든 것들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이게 제시한다. 그래서 늘 문제의 반대편에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사람들이 있으면, 반면 그걸로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
3. 판단을 내리기 위한 표본의 크기가 충분히 큰가 고려하기
당연하겠지만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2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보다 평균적으로 더 신뢰할 만하다. 또 10년이라는 연구 기간을 두고 낸 트렌드가, 하루 대상으로 연구한 트렌드에 비해 믿을 만하다.
하지만 때로 단 한 명, 단 하루의 결과를 보고 판단을 하려고 할 때가 있다.
선택할 때 표본의 크기를 고려하자.
4.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기
늘 충동적으로 하게 되는 패턴이 있다. 예를 들어 마트에 갔을 때 미리 결정한 것들만 구매하기로 결심하면 충동 구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5. 막연한 목표를 조건 계획의 형태로 바꾸기
체중을 줄여야지, 이 일을 마감 전까지 끝내야지, 등으로 막연하게 목표를 세우면 지키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심리학자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는 연구에서 목표를 구체적인 ‘조건 계획contingency plan’의 형
태로 바꾸면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고 했다.
예) 감자튀김을 보면 그것을 멀리하겠다.
이렇게 “X이면 Y이다.”의 형태로 바꾸면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 뇌의 체계가 이런 조건문의 형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 중요한 결정 내리지 않기
피곤할 때나 마음이 심란할 때는 충동적 결정을 내리기 쉽다.
충분한 휴식을 하고 정신이 건강한 상태일 때 결정할 것.
7.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기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할 때 비용을 고려하거나 이익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이렇게 비용을 냈으니 손해보지 않으려면 해야겠다, 이런 이익이 있으니 해야겠다.
그때 기회비용 개념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즉 이걸 이 비용에 안 하면 그 비용으로 다른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시간에 이것을 안 하면 이 시간을 아떻게 보낼 수 있을까? 와 같은 생각들을 해보자.
8. 누군가 나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기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대답을 정당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덜 편향된 결정을 내린다.
누군가 나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선택에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상상하자.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9. 자신에게 거리를 두기
우리의 마음은 가까운 것과 먼 것에 대해 거의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다.
가까운 것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만, 먼 것은 추상적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몇 개월 뒤로 약속을 미뤘는데 막상 그때가 되면 부담스러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작정 미룰 것이 아니라, 미래의 그 시점에 가서 어떻게 느낄지를 물어보자.
좋은 방법은 바로 결정하지 말고, 하루 이틀 시간을 두고 결정하는 것.
어떤 것을 내일도, 그다음 날도 원한다면 중요한 것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 욕구가 사라져 버린다면 중요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10. 합리적이 되려고 노력하기
당연한 이야기지만, 의미 있는 조언.
합리적이 되자고 다짐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지금 생각의 오류를 일으키고 있는 거일 수도 있어, 합리적으로 다시 생각해보자’라고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지금 생각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닐까? 더 나은 대안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은 후부터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 이런 생각 습관을 갖게 됐는데요.
위의 10가지 제안들 중에 한두 가지라도 적용해보려고 한다면, 클루지스러운 선택을 해놓고 후회할 일이 훨씬 줄어들 거 같네요.^^
#일기콘 496,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496일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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