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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위너코치 Feb 01. 2020

공간 창업 원한다면, 이것만은 꼭 알고 하세요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김란 작가 인터뷰

[마흔연구소의 영감을 주는 인터뷰] 


나만의 카페나 서점, 게스트하우스를 차리고 싶다.

언젠가 나만의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계신가요?


“그런데.... 공간 창업은 하지 마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이 있습니다.

위시컴퍼니, 슬로워크 등의 오피스를 디자인한 공간디자이너이자, 공간창업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인 김란 작가인데요.

창업을 한 후 공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하고 싶다면?”

제대로 알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늘 자신을 만나면 어떻게 공간 창업을 준비해야 할지 묻는 이들을 위해,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 책을 출판했는데요.


나만의 작은 가게를 창업하고 싶다면, 꼭 알아야 할 것들, 꼭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들어보았습니다.


성북동 연우재 카페에서 인터뷰 후 사진을 찍었다


Q 우선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 여쭤볼게요. 공간창업코디네이터는 어떤 건가요?


저는 과외라고 말하는데요. 사업계획서 쓰는 것부터 공간 기획과 공사 과정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 전 과정을 가이드해드리는 거예요.


작년부터는 ‘동해안 공간기반 청년창업 사업의 코디네이터를 맡아서 일하고 있는데요.


이 공간이 몇 평인데, 테이블은 몇 개를 놓고 싶은지, 카운터나 작업 공간은 어떤 식으로 만들고 싶은지, 어떤 자재를 쓰고 싶은지, 수익은 어떤 식으로 낼 것인지 등등 전반적인 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Q 공간 창업 코디네이터를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다 중요하지만 특히 사업계획서 쓰는 단계에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라고 해요.


아이템도 본인에게 맞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 하고, 상권도 그 아이템이 팔릴 만한 곳이어야 하고, 공간의 설계도 자신이 20시간 이상을 머물러도 괜찮을 만큼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계획을 꼼꼼하게 잘해야 공사비도 줄일 수 있고,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Q 최근에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를 출판했는데 그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퍼블리에서 제안을 받고 <직장인도 서점 차릴 수 있 나요: 공간기반창업 가이드>라는 리포트를 쓰게 됐어요.


리포트를 함께 기획한 담당자 두 사람도 언젠가는 자기만의 서점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분들이었거든요. 그게 반응이 좋아서 내용을 추가해서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공간 창업을 원하는 분들이 항상 비슷한 것을 물어보시는데 이 책을 쓰면 교과서처럼 참조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Q 책에도 보면 공간 창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요. 공간 기반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놓치는 부분이 어떤 것인가요?


공간만 열면 사람들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아니거든요.


우리도 길을 걷다가 새로 공사하는 매장이 있으면 ‘저기에 그전에 뭐가 있었지?’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는 어려워요. 위치가 좋으면 될 것이다? 그것도 아닙니다.


자기만의 콘텐츠를 갖고 있는 게 중요해요.


Q 자기만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제가 인스타에서 팔로우하는 분이 있어요.


사진만 봐도 먹고 싶어질 만큼 예쁘고 감각적으로 코디를 해서 음료 사진과 영상을 올리거든요. 그런데 그분은 카페를 차린 건 아니고 집 한쪽에 공간을 마련해놓고 그런 사진들을 찍었던 거예요.


왜 카페 안 차리냐는 댓글들도 사람들이 많이 달았어요. 실제로 가서 먹어보고 싶다면서요. 공간을 오픈하기 전부터 팬이 많이 생긴거죠. 팔로우 만 명이 넘었을 때 자기 카페를 차리더라고요.


딸기케익 가게든 돈가스 가게든, 문구점이든, 언젠가 공간 창업을 하고 싶다면 관심 있는 아이템에 대해 SNS에 자기만의 콘텐츠를 쌓아나가고 반응을 보면서 준비하는 걸 추천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 설령 공간을 안 차리더라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Q 창업 전에 미리 내 콘텐츠의 팬을 확보하라는 의미네요.


네. 창업 전에 우선 브런치나 인스타그램 , 트위터 같은 SNS 계정을 운영해보세요. 텀블벅을 해볼 수도 있고요.

적합한 플랫폼에 내가 창업할 키워드의 콘텐츠와 후기를 쌓아 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그 외에 직장인들이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자기 상품을 만들어서 플리마켓에 팔아본다거나, 하고 싶은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거나, 주말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해본다거나 하는 경험을 충분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공간 운영이라는 게 겉으로 봤을 때는 멋져 보이지만, 신경 쓸 게 참 많아요.

서빙, 설거지, 청소, 설비 관리, 진상손님 상대, 홍보 등등. 혼자서 오랜 시간을 한 공간에 있는 것도 버텨야 하고요.


카페를 차리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게 나한테 맞을지는 안 해보면 모르는 거거든요. 요즘에 팝업매장 빌릴 수 있는 곳이 많거든요. 거기서 팔아보고 반응도 보고, 나한테 정말 맞는 일인지도 보면서 선택하셨으면 합니다.


Q 책에 에이버앤비 공간 창업했던 작가님 경험담도 나오는데요, 거기서 배운 게 있다면요?


몇 년간 에어비앤비를 했었습니다. 평당 30만 원 정도 들여서 숙소를 리모델링했는데요.(에어비앤비 공간 영상 )

공간 디자인을 도와주던 입장에서 실제 주인의 입장이 되니까 다 달리 보이더라고요.


흰색을 칠하니까 손때가 잘 타는구나, 스위치를 비싼 걸 하면 콘센트는 싼 걸 써야겠구나, 청소가 쉬운 재질을 써야겠구나 등등 회사에서 비싼 디자인을 했구나 하는 반성도 많이 했죠.


실제 숙소를 운영하면서 힘든 것도 많았어요. 집 수리도 해야 하고, 고장난 보일러도 고쳐야 하고, 신경 써야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공간 창업에서 제일 어려운 게 홍보와 공간 운영이라는 걸 알았죠. 한편으로 그때 에어비앤비 컨설팅도 해주고 , 디자인 의뢰도 들어오고 저를 알리는 계기도 됐 어요.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Q 경험만으로도 값지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나는 나만의 가게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면, 어떤 것부터 먼저 하는 게 좋을까요?


진짜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공간 창업 체크리스트(책 107쪽)를 드리고 그걸 우선 채워보라고 해요.


책에 자세히 소개를 했는데요. 내가 창업하고 싶은 곳과 비슷한 공간을 찾아가요.


카페라면 그 카페의 이름은 기억하기 쉬운지, 크기는 어떤지, 위치는 어떤지, 직원은 몇 명인지, 인테리어 느낌은 어떤지, 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경로로 그곳을 방문하게 됐는지 등등.


그렇게 10군데 정도 다니면서 감을 익히는 게 중요해요.

소비자가 아닌 운영자의 관점에서 관찰하다 보면 내가 만들 공간에 참조가 많이 돼요.


Q 창업을 한다면, 수익을 내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해가는 게 가장 중요할 텐데요. 그렇게 하는 분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일단 엄청 열심히 해요. sns에서 새로운 글과 사진이 꾸준히 올라와요. 그만큼 올릴 거리를 계속 만든다는 건데요.

신메뉴 기획, 플리마켓, 북토크 등 계속 공간을 다듬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시도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내가 가게를 연다고 해서 손님이 오는 게 아니거든요. 계속 우리 가게가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해요. 그 뭔가를 만드는 게 지구력인 거 같아요.


두 번째로는 시스템을 잘 갖춰놓습니다.


이 공간은 언제 와도 쾌적하고, 적당히 친절하고, 맛이 일정하고, 음악도 좋고 그렇게 손님들이 느낄 수 있게요.

저희가 인터뷰하는 이 카페도 그렇게 느끼게 해요. 아마 운영 매뉴얼이 있을 거예요. 조도는 어떻게 하고, 물기가 튀었을 때는 어떻게 하는 등. 잘되는 분들은 그렇게 각을 잡고 꾸준히 유지하시더라고요.


인터뷰가 진행된 성북동 연우재 카페. 김란 작가님이 자주 가는 카페라고 했다. 한옥을 리모델링한 카페인데, 그림도 자주 바뀌고 늘 새로운 변화를 주는 카페라고 한다.



Q 그런 공간의 예를 들어준다면요?


책에도 소개했는데 속초에 고구마쌀롱이라는 모임 공간이 있어요.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하는데 최근에는 ‘몸과 마음을 세탁한다 ’는 뜻으로 세탁숙소 프로그램도 하고 있어요. 세탁숙소를 신청한 멤버들이 며칠간 같이 속초에서 먹고 자고 바다도 보면서 낯선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지내는 경험을 하는 거예요. 그런 프로그램 하면서 후기도 부지런히 올립니다.


사람들 반응도 좋고 수익이 잘 나서 고구마쌀롱이 있는 골목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역할까지 하고 있어요.


방송에서 취재도 해가고(춘천 KBS 이유人즉슨) 오픈 행사에는 속초시 시장님 부부도 찾아오셨어요. 꾸준히 공간을 운영하는 동안 신뢰가 쌓여서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마지막으로 공간 기반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저는 누군가 공간을 만들었을 때, 그 공간에 그 사람의 꿈과 취향이 그대로 보여진다는 게 좋습니다.

공간 운영이 어렵지만 그럼에도 공간을 소유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행복도 있더라고요.


실제 만들 때는 너무 많은 돈을 쓰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내가 쓸 수 있는 돈의 범위를 정하고 그만큼만 썼으면 좋겠어요. 처음에는 테스트 한다고 생각하고 해보세요.


그리고 ‘언젠가 만들 내 공간’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김란 / book by PUBLY)

퍼블리에서 「직장인도 서점 차릴 수 있나요 : 공간 기반 창업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먼저 출간한 후, 내용을 추가해 책으로 출간했다.

공간 기반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아이템 선정부터 사업 계획 입지 선정, 인테리어, 운영, 홍보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전체적인 과정을 하나하나 알려준다.


* 김란 작가가 운영하는 <105-10> www.105-10.com

공간 창업에 도움이 되는 뉴스레터도 신청할 수 있다.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54337



<인터뷰 후기>

김란 작가님이 책에 해준 사인. 글씨가 참 귀여웠다.


인터뷰를 마치고 잠시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 편안하고 영감을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으세요?” 작가님이 물었습니다 .

“네, 저도 언젠가 ‘마흔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마흔을 위한 모임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서로가 가진 재능도 나누고, 인생 설계하는 시간도 갖고....”


“에이 괜히 만들지 마세요. 고생해요”


막연한 저의 꿈에 대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네,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라고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고 다니세요. 그렇게 하고 싶다는 것을 SNS에도 알리고요. 그러면 주변에서 제안을 먼저 하기도 해요.”


저도 작가님이 제안해준대로 제가 꿈꾸는 공간과 비슷한 공간을 찾아, 운영자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작업을 한번 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공간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오히려 제 대로 준비하면 해볼 수 있겠다 하는 희망을 갖게 된 만남이었습니다.


공간 창업을 희망하는 모든 분들, 찬찬히 준비해서 언젠가 나의 꿈이 오롯이 담긴 나만의 공간을 꼭 만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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