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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위너코치 Apr 13. 2020

코로나블루, 온라인 독서모임을 하며 작은 위로를 받다

일본, 필리핀, 한국 세 나라 마흔들의 독서모임 후기- 타이탄의 도구들

작년 9월 8일, 마흔들의 온라인 독서모임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함께 독서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마흔 이후의 삶을 더 의미있고 나답게 만들어가자!

라는 취지로 만들었는데요.


올해 2월 독서모임 시즌1을 끝내고, 3월부터 시즌2 독서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2회째 모임으로,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자연스레 만국 공통으로 겪고 있는 '코로나블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지금 독서모임에는 세 나라의 마흔 분들이 함께하고 있거든요.

일본 이커머스 IT회사에서 일하시는 K님,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시는 J님, 필리핀 주재원으로 일하시는 Y님, 한국 NGO 단체에서 일하시는 B님, 그리고 저 이렇게 5명이 같이 하는데요.



매달 한번씩 하는 마흔들의 온라인독서모임. 이번 모임의 주인공은 코로나블루였다. Photo by freestocks on Unsplash



나라는 다르지만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우리들


필리핀은 지난 3월 15일부터 메트로 마닐라가 락 다운이 됐다고 합니다.

락 다운이란? 한마디로 집에만 있어야 하는 거예요.

이동이 금지되고, 생필품을 사러 일주일에 한번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필리핀은 코로나19가 발견된다고 해도, 치료할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각자 집에 있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는 식으로 정부에서 이야기를 하나 봐요.

락 다운이 원래 4월 15일까지였는데 지금 4월 말까지로 연기가 됐다고 해요.


그런 상황에서 사업가인 J님은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는데 이제 어떻게 꾸려가야 하나 막막하다고 했습니다. 

막막하니 뭐라도 해야 하지만, 막상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요.ㅜㅜ


Y님은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강제적인 휴식 상황이 즐겁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오늘은 몇 명이 죽었구나.... 하며 늘 두려움과 공포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니까요.



일본은? 

일본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마스크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요.

K님은 한달가량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 대부분이 우울증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본은 재택근무 하는 회사가 20프로도 되지 않는다고 해요.

중견기업 이상에서만 이뤄지고 있고, 코로나 검사나 치료도 어려운 상황에서 확산의 공포는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이미 많은 분들이 코로나블루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B님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코로나블루의 바닥을 찍었다고 합니다.

특히 사람들과 단절돼 있다는 느낌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해요.


저 또한 원래 계약을 해서 하기로 했던 일이,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는 보내고 있지만,  저도 모르게 불안함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 되는 걸까?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 같은 것들이 올라옵니다.




우리가 그리워한 건 사람간의 온기였다


코로나가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놓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지금의 시기가 우리에게, 그동안의 삶의 방식을 돌아보고, 다시금 방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분명합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힘든 마음을 겪는 것 또한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더라고요.

우리들이 그리워했던 것은 그것이었습니다.

따듯한 사람들간의 온기!!


Y님은 코로나블루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일기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을 일기에 쓰면서 눈물이 났다고 해요.


코로나로 돌아가신 분들이 너무 많은데, 안타까워했던 마음은 너무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 역시 너무 무심하게 숫자로만 사망자들을 바라봤구나 반성이 됐습니다.




역류를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 말아라


B님은 온라인 세바시로 김민식 피디 강연을 들은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주제는 직장 생활의 좌절에 대처하는 방법이었는데요.


"급류가 흘러가는데 거슬러가려고 하지 마라. 

몸을 맡겨서 가라. 다그치지 마라.

지금은 자연이 잠깐 쉬고 방향을 생각해보라고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가 많이 힐링이 됐다고 해요.


"지금은 달려야 하는 때가 아니구나. 멈춰야 하는 때구나"라고요.


독서모임에서 지난달에는 <AI슈퍼파워>라는 책을 읽었어요.

AI 시대가 오면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에 대해서 심도 깊게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필리핀 사업가 J님은 "살다 보면 한번씩 정상적인 루틴에서 꺾이는 시기가 있다. 그러면서 편집 작업을 하는데.어쩌면 지금이 AI 시대를 맞기 전에, 세계적으로 편집작업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지금이 삶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고 재정비를 해야 하는 시기인 거 같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온라인독서모임 사진. 행아웃을 활용해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작게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원래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독서모임의 주인공이 '코로나블루'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이 지금의 상황에서 힘이 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무리하지 않고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하라는 이야기가 다가왔다.

뭔가 하려면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려고 하는 게 저였다면, 이제는 작게라도 행동으로 먼저 옮겨보려고 한다._ K님"


"완벽주의는 아이디어의 적이다라는 말이 와 닿았다.

작게 시작하라는 내용도 좋았다. 

최근에 마음이 블루해서 유튜브를 해보자 했는데, 정말 가볍게 시작해봤다.

가볍게 하니 재미를 더 느낀다. 글쓰기도 다시 해보려고 한다. 

욕심 내지 말고 재밌게 원하는 방식으로 해봐야겠다 싶다._B님"


"실패에 관한 부분의 이야기가 다가왔다.

작년에 직장을 옮겨보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실패해서 속상한 것보다 내가 도전한 것 자체에 뿌듯함을 느끼긴 했는데.

책에 이런 말이 나와서 또 한번 위로를 받았다. 

'실패가 아니다. 지나고 보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중요한 발전의 순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_ Y님"


"책에서 말한 작은 습관들을 내 생활에 적용해보려고 한다.

잠자리 정리하고, 아침 명상하고, 운동하고, 차 마시고, 아침에 뭐할지 써보고 밤에 정리하고. 

그러면 힘이 생길 거 같다._ J님"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확진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합니다.

큰 거 말고, 작은 거....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거 하나씩...

서로에게 위로 한마디 건네며...

함께 잘 극복하면 좋겠습니다.




* 온라인독서모임 시즌1은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했습니다. <익숙한것과의 결별> <인포플래너> <그로스 아이큐 (성공을 위한 10가지 경로)> <부자가 되는 과학적인 방법> <총균쇠> <넛지> 6권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올해 3월 시즌2에서는 <AI슈퍼파워>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고, 다음에는 <코스모스>를 읽고 모임을 가지려고 합니다. 모임의 멤버들이 한권씩 추천하고 그 책을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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