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토리위너코치 Oct 27. 2019

나의 이력서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 정립하다

2번째 마흔들의 ‘온라인독서모임’ 후기

지난 10월 6일(일) 두 번째 ‘온라인 독서모임’이 있었습니다. 


2번째 독서모임의 책은 <인포프래너>(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하며 100세까지 평생현역으로 사는 법)

인포프래너는 정보(information)와 기업가(entrepreneur)의 합성어로, 정보를 파는 1인 기업가를 말하는데요. 이 책에는 ‘1인지식기업’을 어떻게 만들고 어떤 식으로 비즈니스화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이 나와 있어요.


주제가 인포프래너다 보니 ‘나는 어떤 분야의 정보를 전문적으로 팔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다들 해보고 오셨더라고요. 무엇보다 그날 모임에서 다가왔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일의 경력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것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내가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건데요.  


“나는 그동안 뭐하고 살았나” 사실 마흔 즈음 미래를 고민하면서 저를 괴롭혔던 생각이었습니다. 

마흔 즈음의 다른 사람들을 보면, 다들 많은 것을 이뤄놓은 거 같은데 저는 뭐 하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저것 조금씩은 할 수 있지만, 뚜렷하게 ‘저는 이 부분만은 자신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마음은 더 조급해졌습니다.

자기만의 색깔로 살아온 삶. 마흔 즈음, 어떻게 바라보고 가치를 매기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독서모임에서 한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제 스스로 저의 경력에 대해서 폄하하고,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전문가는 따로 있을 거야 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내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부끄러웠어요. 
하지만 결국 내가 그동안 해왔던 일과 경험들에 대해 가치를 매기는 것은 나부터 해야 하는 거더라고요”


18년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4월부터 필리핀에서 ‘컨설팅 업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J님의 이야기였습니다. 이분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이랬다고 해요.


“20대 말에 필리핀에 와서 이것저것 많이 했어요. 주로 해외 법인들에서 인사 관리, 재무 관리 등 많은 것을 경험했는데요. 한 분야에서 오래 있지 못한 부분이 저한테는 경력상의 약점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력서를 낼 때도 자신이 없었고요.

그런데 30대 후반에 한 해외법인에서 면접을 보는데, 면접보던 이사님이 제 경력을 보더니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인사 쪽도 했고 재무 쪽도 하고 관리 전반을 했으니, 영업 쪽 경력만 갖춰지면 향후 5년 후면 해외법인장도 하실 수 있겠네요.'"
"그때 제 경력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아 그렇구나. 내가 인생을 낭비한 사람은 아니었구나.

나의 이력서에 가치를 매기는 것은 나부터 해야 하는 거구나.
그때부터 나의 이력서를 다시 쓰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로 제 이력서를 1년에 한 번씩 업데이트해요.  
제가 해왔던 일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갈지 돌아보기 위해서요.”


그 말을 들으면서 저도 저의 이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내가 너무 나 자신을 폄하하고 있지 않았나? 그래도 열심히 무언가를 살아왔는데...  내가 그 활동물들에 어떻게 가치를 매기고, 이름 붙이고, 알려나가느냐가 중요한 거 아닐까?


“책을 읽고 느낀 것은, 이 정도의 책은 마흔 즈음에 자기 일을 열심히 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치만 이 저자도 자기에 대해서 스스로 가치 부여를 했기 때문에 책을 쓰는 용기도 내신 거잖아요.
책을 쓰고 못쓰고는 내 스스로 내 밸류를 얼마만큼 부여하느냐의 차이 같더라고요. 

다시 이삼십대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도 더 잘할 수 있지는 않더라고요.
이제 내가 한 최선에 대해서 가치를 매기는 것은 나부터 하려고요.”


J님이 마지막으로 해준 이 이야기에 같이 모임을 하던 분들도 격한 공감을 표했는데요.


피 땀 눈물이 서린 우리들의 이삼십대…. 그리고 지금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는 각자만의 시간들.

그 시간들을 더 이상 폄하하지 말고, 내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고 나의 앞으로의 길에 영양분이 될 수 있게 만들어봐요.



<관련 글>


- 마흔, 온라인으로 첫 독서모임을 시작하다

- 제2의 진로모색을 위한 1회 온라인 독서모임 멤버 모집

- 마흔 이후,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삶의 방식

- 마흔, 인생의 주사위를 던져라

- 그럼에도 긍정하라, 결국 잘될 것이니 

매거진의 이전글 마흔, 그들에겐 아직 '어린' 나이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