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주 가끔 KPOP 스타를 봤다. 3명의 심사위원들은 매번 어려운 심사를 잘 해내는 것 같았다. KPOP 스타처럼 이번에 평가를 잘 받지 못하면 더 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연대회 평가일수록 심사위원들의 심적 부담은 상당히 높을 것이다. 특히 바로 전 대회에서 아주 극찬을 받았던 도전자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실수를 많이 했을 때 참 많은 갈등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잘하지 못했지만 지난 대회의 경험을 봤을 때 이 도전자는 분명히 훌륭한 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대회에서 떨어지면 더 이상의 기회가 없으니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의 룰은 명확했다. 전 대회 결과가 이번 대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오늘 평가는 오직 오늘 부른 노래의 결과만 가지고 평가를 한다.
회사에서도 매년 개인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회사의 평가는 KPOP 스타 평가와 조금 다르다. 그 해의 성과가 평가의 중심이기는 하지만 일부 전 년도의 활동도 반영이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이라는 것이 노래처럼 3분 잘 부르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이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중요시 여긴다.
사원 시절 나의 노력과 성과 대비 평가가 기대 이하로 나왔을 때 불만을 많이 가졌다. 괜히 열심히 했다는 생각, 어차피 이런 평가를 받을 거라면 그냥 편하게 지낼 걸, 주어진 자기 일만 한 사람과 뭔가 더 좋은 성과를 내려고 열심히 한 나랑 평가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수능시험처럼 등수가 나와서 평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 담당하는 업무가 달라 누구의 성과가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이런 사람들을 묶어서 평가를 해야 하니 공정할 수 없고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공정성의 훼손만큼 사람들을 좌절시키는 것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을 구분 짓는 현재 평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데, 이것은 내 생각처럼 되는 것이 아니니 어쩔 수 없이 회사 시스템에 나를 맞춰야 한다.
그래서 나는 사원들에게 한번 평가가 좋지 못하더라도 좌절하지 말라고 한다. 최소 2년 정도 열심히 좋은 성과를 내서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면 좋은 평가로 보답이 있을 거라고 말을 한다. 이 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례들을 많이 봤기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람을 나누는 이런 평가가 없는 세상이 오면 정말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