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앞당기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 안에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계절은 알맞게 지고 또 찾아온다.
우리네 삶을 들여다볼 때 아등바등하며 쫓기듯 살아가는 모습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성급하며, 무엇인가 빠르게 이루려 하는 기류가 자연스레 조성되어 있다.
삶의 진전은 계절과 닮아있다. 내가 조급한들 그것이 빠르게 찾아오지만은 않는다. 충분히 머물러야 하며, 충분히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어쩌면 분주히 움직이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다. 되려 인생 중 가장 어려운 일은 가만히 머물러 시간을 견뎌내는 일일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바삐 움직이는 것을 하지 못해서가 아닌, 잠잠히 기다리는 것을 하지 못해 이루지 못한다.
신호는 내가 급하다한들 조금도 빠르게 열리지 않을 것이다. 지독하리만큼 냉철하며, 조금의 배려도 없다. 다만 그들 편에서의 시간이 다 채워진 후에라야 그 길을 열어줄 뿐이다. 진전은 나의 조급함과 상관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삶은 나의 시간에 대한 것만이 아닌, 그들의 시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 관한 것은 아니었을까.
잠시 멈추어 하늘을 바라보자.
그리고 크게 한번 숨을 들이쉬어보자.
그렇게 시간의 흐름 속에 잠시 머물러 있어 보자.
그래도 되는 시간이었다.
단지, 그러지 못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