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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 빛 May 02. 2023

들어가며

어느 명랑한 불법체류자의 이야기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 장소, 이름, 날짜는 개인의 사생활 보장의 이유로 사실과 상이할 수 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

* Some of the descriptions of the events, locations, names, dates may have been altered for the security of the individual's involvement. *




이 글은 이민을 선동하는 글도 모두들 손잡고 불법체류자가 되고자 부추기는 글도 아니다. 다만 힘에 부치고 앞이 안 보이고 막막한 시점엔 어쩌면 그 현실을 벗어나 보는 것도 답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탈출 준비가 완벽히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 않은가.



적어도 타인의 삶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시도해 보아야 오늘 죽어도 후회가 없지 않겠는가. 새로운 땅에서 나의 과거와는 무관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 출발 하는 삶도 도전해 봄직하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했지만 환경이 주는 영향 또한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밝힌다면 더욱 흥미로울 수도 있겠으나 이 글을 씀에 있어서 나이도 출신도 굳이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그 어떠한 편견들이 앞을 가리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에서이다. 이 도전을 20대 초반의 한 가녀린 여자가 했다고 해서 더 대단해 보이지도, 50대 중반의 중후한 아저씨가 했다고 해서 그저 평범해 보이지도, 나이 드신 할머니가 했다고 해서 더 무모해 보이지도, 한국인이 아닌 타 국가 출신의 사람이 작성했다고 해서 더 신비로워 보이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가진 게 별로 없던 한 인간이 더 잘 살아 보겠노라 이리저리 거처를 옮겨 다니며 무에서 유를 일구어 나갔던 과정으로만 읽히기를. 그리하여 어떤 독자층이 되었든 이 글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우리는 저마다 다른 조건에서 다른 속도로 인생을 살고 있지 않는가.



이미 기존 생활의 터전을 떠나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는 분이라면 나의 진심 어린 응원이 전해지기를 기원한다. 혹여나 불가피한 사유로 세상 어딘가에서 서류미비인 상태로 지내고 있는 분이라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있으니 기죽지 말고 스스로를 지켜나가라고 위로를 전하고 싶다.



불체 전이든 불체 중이든 합법체류로 전환되고 나서든, 지나고 보니 그 어느 하루 아름답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불체자들에 대한 편견을 잠시만 내려놓고 이제 나와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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