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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Nov 11. 2020

<데드코미디> 제작 후기

웃기지 못하면 죽음을 택하겠다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로고

데드코미디는 올해 중순 친구 몇 명과 사이드로 진행해본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개발 및 디자인 전체를 제가 진행하고, 친구들의 운영 도움을 받았습니다. 데드코미디의 경우 처음에는 한국의 일반적인 커뮤니티 구성을 택했습니다.


데드코미디의 시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런칭 후 7일간의 사용자 데이터

첫번째 날(6월 13일) 사용자는 4,300명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페이지뷰는 2만 회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첫 날의 성공이 무색하게 이후로는 사용자가 현상 유지를 하거나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런칭 후 한 달간 사용자 수는 54,537명, 페이지뷰는 587,197명으로 첫 번째 주 정도의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2020. 6. 13. ~ 2020.7.13. 데이터

이후 데드코미디는 다크모드, 에디터 툴 개선, 이미지 댓글 등의 기능을 추가하며 사용성을 높혀갔습니다.

하지만 사용성이 개선된다고 사용자가 늘진 않았습니다. 아주 조금씩 성장을 했으나 첫 주의 기대에 비하면 너무도 작은 수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용도 예상 이상으로 발생했습니다. 콘텐츠를 다루는 플렛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전송 비용은 제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한 번은 외부로 저희 이미지가 공유된 일이 있는데 해당 사이트에서 발생한 조회로 인해 이미지 파일을 수 만번 전송해야했고, 3mb짜리 gif 파일 하나당 8만원 정도를 지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AWS의 WAF 등을 활용해 세어나가는 비용을 개선했습니다. 또한 이미지 최적화, 용량이 큰 GIF파일을 mp4로 변환하는 모듈 등을 적용했습니다. 이미지 최적화를 위해서 모듈을 정말 많이 테스트했습니다. 이유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많은 콘텐츠가 매우 긴 이미지이기 때문입니다. 사이즈가 매우 큰 이미지를 압축할 수 있는 모듈은 많지 않고, 이를 잘라서 처리하는건 더 복잡한 문제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sharp를 사용해 이미지를 처리했고, 웹에 최적화된 형태인 webp으로도 함께 저장하는 형태로 제작했습니다.


gif를 mp4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gif 파일은 웹에서 많이 쓰이는 포맷이지만 용량이 무척 크다보니 전송 비용이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mp4를 사용하면 동일한 영상의 용량을 10배 가까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구현해야했습니다.


이때 사용한 모듈은 ffmpeg입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모듈인데 제가 사용한 것은 fluent-ffmpeg입니다. 백엔드 구조와도 연관된 문제가 있었고, 여러 테스트 조건에서 가장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mp4파일의 경우 렌더링 옵션에 따라 gif가 제대로 변환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브라우저 환경이나 OS 환경에 따라 안보이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난관을 뚫고 많은 부분에서 최적화를 이뤘지만 여전히 비용 문제는 큰 산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뉴스피드 형태로 변환하고, 팔로잉 팔로우 기능을 넣어 사용자 맞춤 콘텐츠를 제공했습니다. 변화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뉴스피드 형태로 바뀐 후 광고 클릭율이 10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비용을 상회하는 수익이 들어온 것입니다. 하지만 데드코미디의 첫번째 날처럼, 변화의 달콤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사용자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광고를 누르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뉴스피드로 바뀐 이후 지표 변화

문제는 이 뿐 아니었습니다. 뉴스피드 형태로 바뀌자 기존 사용자들은 급격한 변화로 인해 떠나거나, 사용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게시판 형태에서는 탐색하고, 조회하는 행동이 반복해야하지만 뉴스피드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들어와서 1~2분 가량 보고 나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데드코미디의 운영을 담당하던 친구가 다치면서 운영이 힘든 시기가 옵니다. 그래프에서도 보이듯 8월 중순부터 지표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채팅 기능 관련 프로토타이핑

저는 이 과정에서 비용 감소, 마케팅, 콘텐츠 유입, 기능 추가 등을 모두 고민했습니다. 더 많은 비용 감소를 위해서 아키텍처 조언을 받기도 하고, 마케팅 채널을 추가하고, 신규 기능을 위해서 디자인하고, 설계하고, 제작했습니다.


9월, 10월에 들어서면서 위의 프로토타이핑을 바탕으로 채팅 기능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채팅 자체가 고려할 요소가 무척 많고, 일반적인 채팅이 아닌 새로운 채팅을 구현하다보니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웹개발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프론트에서 상태 관리가 까다롭고, 백엔드에서 처리하는 반복적이고 빠른 I/O 처리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개발은 더이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어제(11월 10일)를 마지막으로 데드코미디 프로젝트는 모두 종료됐습니다. 데드코미디에서 여러 혁신적인 시도도 해보고, 개발도 진행해봤지만 저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몇가지 사실을 배웠습니다. 단순히 서비스를 운영하고, 비용을 개선하는 일 뿐 아닙니다. 커뮤니티 사용자들의 취향, 행동 패턴과 같은 사람에 대한 지식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과거의 커뮤니티와 달라진 현재의 커뮤니티가 무엇인지 알게 해줬습니다. 또한 서비스를 완전히 만들 때 발생하는 비용, 콘텐츠 전송의 문제, 그리고 운영과 홍보의 가치 등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코드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데드코미디와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일은 언제든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 프로젝트를 다시 잡게 된다면 이번엔 명확한 고객과 콘텐츠를 준비해서 마주하고 싶습니다.



R.I.P.

Deadcomedy(2020. 6. 13. ~ 20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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