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술은 끊으라면 끊을 수 있겠지만(물론 각고의 노력을 요할 것) 커피를 끊으라면 끊을 수 없다.
1년의 360일 정도 하루에 두 잔의 커피를 마신다. 한 잔은 아침에 집에서 직접 내려마시고, 나머지 한 잔은 밖에서 커피를 사 마신다. 대형 체인점 커피도 좋아하지만 여전히 동네의 작은 카페들을 찾아다니는 걸 즐긴다.
겨울 한정으로 밖에서 사 마시는 커피는 무조건 라떼다. 그러므로 라떼가 맛있는 카페들을 머릿속에 리스트 업 해두어야 두 번째 커피를 실패 없이 즐길 수 있다.
부산역에 가면 하와이안 파라다이스라는 커피 체인점이 있다. 바닐라 마카다미아 향이 있는 원두를 선택해 라떼를 주문하면 맛이 아주 좋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치게 되었다.
작년 여름부터 부산역을 드나들며 KTX VIP가 되어버린 신세로서, 등에는 배낭을 메고, 오른손엔 캐리어, 왼손엔 막내 손을 잡고, 기차를 탈 때 뜨거운 커피를 사들고 가는 건 사실 위험한 행동이다.
하지만 하와이안 파라다이스 라떼는 부산역에서 내가 즐길 수 있는 단 하나의 사치이자 마지막 기쁨이니까.
이 고/여행길에 커피가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