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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순한진심 Mar 20. 2024

가난하지만 부족하지 않게 사는
나만의 생각

아이와 함께 9평 원룸에서 아이와 사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

우리 부부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조금 아껴 쓰기로 했다. 그래서 2022년 9월 투룸에서 네모난 원룸으로 아이와 함께 이사를 왔다. 결혼 생활 6년 차, 경제적 활동보다 비경제적인 활동을 약 3년 이상 했기 때문에 우린 가난한 젊은 부부이다.


꿈을 위해 결혼 직후 바로 유학의 길에 들어섰고, 석사 졸업하고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아이가 생겼다. 그래서 나는 25살에 결혼해서 31살인 지금까지 가정의 경제력에 큰 보템이 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종종 나 보다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지인들을 보면 사람인지라 부러 울 때도 있지만 금세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에 비해 지금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고 그들만큼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러워할 자격에 없을 인지한다. 그리고 나 보다 나이 많은 지인들의 경제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볼 때 더더욱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도 지금의 나처럼 젊었을 때는 허덕이고 아끼면서 지금의 그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4년 전부터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이 생겼다. 결혼 전에 이미 유학을 결심한 나와 신랑은 1년 정도 머물 신혼집이니 살림을 최대한 늘리지 않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25살만큼 가벼웠던 약속은 점점 희미해지고 침대부터 이것저것 많이도 사 들였다. 출국 날짜가 정해지고 신혼집을 정리하다 보니 세상에 이렇게 많은 물건을 집에 쌓아 놓고 살았다는 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그때는 중고거래도 모를 때라서 대부분의 물건을 다 내다 버렸다. 덕분에 우리 부부가 이사하는 날이 동네 이웃들에게는 득템의 날이 되었다.


그래서 유학 중에는 진짜 짐을 늘리지 말자고 신랑과 나는 약속하고 또 약속했다. 물론 학생이라 돈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얼마 못 쓰고 버려지는 물건들이 너무 아깝고 작은방에 짐으로 인해서 우리의 공간이 작아지는 게 싫었다. 그 결과 석사 2년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필수적인 주방용품 몇 개 빼고 우리 부부가 구입한 물건은 신발 각각 1개, 옷 두 벌, 백팩 1개, 무선 블루투스 밖에 없었다. 주방 용품은 모두 중고거래를 했고 신발과 백팩은 낡아서 버리고 옷이랑 블루투스는 아직도 잘 입고 쓰고 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들었다. 그리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물건량이 행복도와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물건이 많을수록 정리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정리하는 시간이 귀찮아 놔 두면 생활공간은 점점 물건들에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나의 일상은 미니멀 라이프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부모라면 모두가 알 것이다... 아이의 물건은 진짜 상상 이상으로 많이 필요하고 또 형형색색이라는 것을... 그리고 평소 식물을 좋아하는 나였지만 아이가 만져 다치고 먹을 가봐 화분을 놓을 수가 없었다. 


부부의 물건 구매에 있어서는 여전히 신중했지만 아이 물건 구매에 있어서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어 구입했다. 사는 것, 그 행위는 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집에 놓는 순간 아차 하는 후회와 스트레스가 생긴다. 육아 3년 차, 현재 나는 아이 물건에 있어서도 빼고 넣고의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옷을 제외하고 책과 장난감은 중고거래 또는 아름다운 가계에서 구입하고 아이에게 필요 없어지면 미련 없이 다시 되팔고 기증한다.  


어른 물건 구입에 있어서는 생필품 이외의 것들에는 2주 이상 고민하고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본 후 진짜 필요하면 구입하려고 하는 편이다. 옷을 사고 싶은 욕구가 가장 샘솟는 시기인 환절기에는 옷장을 세네 번 정리해 보고 사고 싶은 옷과 유사한 기능의 옷이 있다만 구입을 어렵게 포기한다. 여기서 어렵고 포인트가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 주었으면 좋겠다. 어렵지만 물건에 대한 욕심을 조금만 억누르면 카드값을 줄어 주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 줄 뿐만 아니라 공간의 여유, 좋은 사람들과 카페 몇 번 더 가고 여행 한번 더 갈 수 있는 약간의 사치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이 습관을 지속해 나가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젊은 부부로 살아가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소비가 아닌 자기 자신의 삶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소비를 하고, 충동적인 소비가 아닌 계획적인 소비를 통해 오래오래 추억하고 곱씹을  있는 소비를 한다면 통장은 가난할  있어도 마음과 생각만큼 그리 빈곤하지 않는 일상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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