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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Jun 14. 2021

모래알이 바다를 품는다




손아귀의 모래알들은

언제고 흩어져 날릴 운명이었다


깊은 밤 음울한 저 검은 바다와 맞닿아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래알들이 숨죽인다


촛불의 함성이 어둠을 몰아내자

검은 바다의 끝자락에서

쉴 새 없이 파도에 매질을 당하던 모래알들은

일제히 빛을 발한다


눈부신 모래알들은 더이상 숨죽이지 않고

푸른 바다를 품을 것이다


잊지말아야 할 것은

손아귀에서 버려졌던 모래알들이다

무위당의 말씀처럼 그들도 결국 함께 가야 한다

고운 백사장의 한 알로 살아내게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승리일 것이다







2016년 11월 12일

생후 6개월이  첫째함께 당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민중총궐기에 참여하던 날 썼던 글이다.

아이가 어렸지만 부끄럽지 않은 엄마와 아빠가 되고 싶어 힘든 길을 떠났었다. 그리고 4개월 후 아이와 함께 탄핵 선고를 지켜보았었다.


최근 제1야당 당대표 선출을 보며 이 글이 다시 생각났다.


촛불 민심을 져버린 정권도 정권교체를 꿈꾸는 야당도 제발 본인들을 위한 싸움은 그만두고 국민을 위한 일 좀 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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