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그런데 내가 유일하게 챙겨 본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도깨비'였다. 그리고 유일하게 두 번이나 본 드라마도 '도깨비'이다. 나는 먹었던 음식은 한동안 찾지 않는 성격이다. 했던 말을 다시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반복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소리이다. 그런데 그런 내가 '도깨비'를 두 번이나 봤다는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도깨비'를 두 번이나 보고, 거기다 촬영지까지 아이들과 찾아갔을까?
첫 번째는 '도깨비'에 나온 캐릭터들이 좋았다. 인물이 좋았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하나 같이 마음이 따뜻한 구석이 있는 인물들이며, 악인마저도 무섭기보단 안쓰럽다고 느꼈다. 두 번째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도와주는 것이 보기 좋았다. 세 번째는 인간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기 마련인데, 저승 가는 길 차 한잔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삶을 돌아보며 생을 마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열심히 태블릿 피시로 드라마를 본 덕분에 아이 펭귄들도 '도깨비'를 잘 알고 있던 터라 촬영지에서 따라 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좋아했다. 그리고
"왜 촛불이 없어? 도깨비를 불러야 한단 말이야~!"
라고, 말하는 엄마를 측은하게 바라보며 현실로 돌아오길 바라는 눈길로 아이펭귄들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