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창현 Mar 17. 2020

체중 1x kg 감량 기념 후기


오랜만에 체중계를 올라가 보니 앞 자리가 또 바뀌어 있었다.


이 몸무게는(시작과 끝을 공개할 수 없지만), 2006년, 질러 유리시아 여행 돌아와서 넘긴 이후로 14년 만에 되찾은 몸무게다(-18kg). 12년동안 공들여 찌운 살을 2년만에 내쫓은 격이다.  


2018년 6월 운동 본격 시작(그 날 이후 오늘까지 하루도 안 빼고 함)


달리기, 맨몸운동, 턱걸이, 홈트, 웨이트 등 몇 가지 방식으로 운동을 했었는데, 이제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것 같다. 이 지식을 20대 나에게 돌아가서 말해주고 싶을 정도이다. 20대의 내가 물론 그따위 충고 들었을리 없지만, anyway.


어차피 시중에 널리고 널린 것이 다이어트 팁이지만, 그건 그거고 내 얘기 몇가지 해보려고 한다.


* 몸은 천천히 반응한다.

남들은 처음에 운동할 때 살이 금방 빠진다는데, 첫 5kg을 빼기가 아주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운동량이 엄청났는데, 거의 2달이 지나서야 몸에서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그 때 깨달았다. 몸은 서서히 반응하는구나.


* 운동을 믿지 말 것.

엄청 살이 쪘을 때도 하루 팔굽혀펴기를 100개씩 하던 사람이었다. 하루 40분씩 꾸준히 매일 수영할 때도 살은 빠지지 않았다. 답은 아주 간단하다. 운동만으로는 절대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게를 줄이려고 하면서 음식만 줄이는 건 더 바보같은 짓이다. 결론은 운동과 식이조절은 한 몸이라는 것. 하나만 하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많다  


* 어떤 운동을 할 것인가: 변화를 줄 것.

페북에 매일 달리기 사진 올릴 때가 있었다. 그 때 놀라운 사실은 하루 7km 이상씩 매일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야금야금 살이 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비가 살짝 와도 뛰었는데, 몸이 배신했다. 운동에 몸이 적응해서 그렇다. 그 때는 좀 다른 방식으로 몸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달리기->홈트 맨몸운동->스피닝->턱걸이->덤벨->바벨->윗몸일으키기 순으로 운동방법을 바꿨다. 바꿀 때마다 몸은 더 힘들어졌고, 그동안 운동한 것으로는 충분치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f = ma: 무게가 무거울수록 효율적이다. 

이거야 말로 절대진리인데, 뉴튼의 운동법칙이야 말로 가장 중요하다. m을 작게 해서 횟수를 늘릴 것인지, m을 크게 해서 횟수를 줄일 것인지. 답은 간단하다. m을 늘리는 게 답이었다. 예전에 이상한 사람 취급했던 3대(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스쿼트 중량 합쳐서 몇 kg인가) 몇치네(몇까지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3대 400친다. 3대운동 합쳐서 400kg까지 들 수 있다) 하는 헬창(헬스에 미친 사람들)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의 운동이 진화해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팔굽혀펴기를 열심히 연습해서 100번 하느니 같은 시간에 무게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벤치프레스를 하는 게 낫다. 그만큼 시간이 절약된다. 이건 정말 중요한 포인트이다. 시간이 없다고? 그럼 더 무겁게 들면 된다. 대신 전문가의 코치를 받아 부상 위험을 충분히 줄이는 것이 좋다. 전문가의 코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유튜브 보고 공부해서 들면 된다. a를 늘리기 어렵다면 m을 늘려서 운동효과를 극대화한다.


* 무엇을 할 것인가? 크로스핏, 파워리프팅, 보디빌딩

파워리프팅은 무겁게 드는 사람들이고, 크로스핏은 이것저것 해서 몸을 최대한 힘들게 하는 운동이고, 보디빌딩을 몸을 근육으로 조각하는 운동방법이다. 각자 운동방법에 맞게 운동을 찾아서 하면 될 것 같다. 중요한 건 한 번 선택하면 3개월 이상은 해보고, 몸이 적응한다 싶으면 종목을 바꿔주는 것이 핵심.


* 꾸준히 운동하면, 비건(vegan) 하면, 일단 무조건 빠진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비건 하면서 하루에 밥 6그릇 먹는 날은 흔했다. 그 때도 몸무게는 서서히 줄고 있었다. 대신 하루 최소 30분 이상은 강도 높게 운동했다.


* 비건이 어려우면 소금기라도 제거하고 먹으면 효과 있음

비건 전 가장 드라마틱하게 살이 빠졌을 때는 밥양을 반으로 줄이고 소금기를 안 먹었을 때였다. 그러나 이 때는 일상생활이 좀 힘들었다. 탄수화물을 안 먹으니 몸에 힘이 없었다. 김치도 씻어먹고 그 좋아하던 국물도 안 먹고, 건더기만 물에 살짝 씻어먹었다. 그랬더니 전반적으로 몸에 붓기도 빠지고, dehydrated 되면서 몸무게가 확실히 줄었다. 물이 무거운 건 모두들 아실테니 패쓰.


* 뼈를 만질 수 있다!(물론 피부 바깥으로)

살이 빠지고 있던 어느날 우연히 등으로 손을 갖다댔는데, 척추가 만져져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경추와 척추가 선명하게 느껴져서 깜짝 놀랐다. 아, 원래 뼈를 이렇게 피부 너머로 만질 수 있는 거였구나. 그래서 나는 가끔 기분이 우울하면 경추와 척추를 한번씩 만진다.


*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하는 분들께..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하는 분들이 많다. 나 역시 12년 동안 18kg을 꾸준히 늘려서 유지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너무 잘 안다. 내 주변에 나처럼 몸무게 많이 나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썼지만 이 글을 통해서 딱 하나의 메시지만 전달해야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서기(스쿼트), 걷기, 윗몸 일으키기 뭐든 좋아요. 어제 안했던 운동을 오늘 시작해보세요. 10분, 아니 5분이라도 좋아요. 그리고 내일은 오늘보다는 더 힘들게 하세요(오래 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몸에 변화가 생기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운동강도를 조금씩 높여주세요. 머잖아 몸이 반응할 겁니다. 이 세상은 뉴튼의 운동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이거든요.


* 나가면서

2년 전 나는 내 주변 어떤 사람들보다 몸 관리 못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운동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이 되었을 뿐이다. 대단한 근육쟁이도 아니고(되기도 힘들고), 운동수행 능력 역시 보잘 것 없다. 그러나 하루 최소 30분 이상은 숨이 턱턱 막힐 때까지 몸을 움직인다. 몸이 변화하는 것을 보는 것처럼 기쁜 것도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런 기쁨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