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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라기 Aug 11. 2021

빅 데이터가 뽑은 전북지역
여름 휴가지-채석강

아이와 함께 보는 세상 (여행)- 변산반도 채석강



폭발할 것 같은 붉은빛을 푸르른 바다 위에 토해내며
그렇게 서서히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발한 이후 두 번째 여름휴가 시즌이다. 매경럭스멘 8월호에서 지역별 관광 검색 순위 안에 전북 여름 휴가지 1순위로 빅 테이터가 뽑아 준 곳이 채석강이라는 기사를 본다. 우리 가족이 방문했던 곳 아닌가? 이번 여름휴가를 고민하며 찾은 기사를 통해 채석강을 방문했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지평선 끝으로 태양은 우리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며 떠나간다. 폭발할 것 같은 붉은색을 바다 위에 토해냄으로 여운을 남기며 서서히 빠르게 사라진다.  대한민국에서 일몰을 이처럼 멋있게 볼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생각했었다. 일몰에 대한 강한 추억을 나에게 선물해 준 곳은 서해다.  


서해안 30번 국도를 빠져나와 서쪽으로 내달린다. 변산반도에 도착한다.  신혼시절 남편과 단둘이 바라보았던 서해를 아이들과 함께 본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남편이 서두른다. 일몰 시간은 아직 남았는데, 분주하다. 아빠의 스텝에 우리 모두 발을 맞춘다.


무뚝뚝한 남편. 말이 많지 않은 남편. 어디 간다고 자세히 이야기해줬으면 좋으련만. 물 때 시간 때문이라는 간단한 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때까지도 잘 알지 못하고 아이들과 함께 서두른다.  아빠가 멈추어 선 곳은 채석강 이란 표지판 앞에서다. 그때까지도 난 몰랐다. 채석강이 어떤 곳인지...  표지판 앞에서는 채석강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가 채석강인데"

아이들과 일단 내려가 본다. 한두 사람이 격포 해수욕장의 끝자락을 붙잡고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애들아, 가보자 "

주저 없이 돌진한다. 무언가를 본 듯한 아이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엄마 여기예요"

한마디를 남기고 아들은 뛰어간다.

헉, 여기 뭔가. 멀리서 보니 그림으로만 보았던 그랜드 캐년의 한 자락을 보는 느낌이다. 채석강이라 했었지. 표지판을 제대로 읽고 들어오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뛰어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검색창을 재빨리 열어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 아니던가.

"역시, 아... 음... 그렇구나... 이런 곳이었어..." 혼자 중얼된다.




채석강은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과 닭이봉 일대 1.5㎢의 퇴적암 절벽과 부근 바다를 총칭하는 이름이라고 한다. 채석강은 경관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 퇴적암이 만들어진 역사가 해안 절벽에 입체적으로 잘 드러난 곳이다.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절리, 습곡, 단층 해안 침식지형이 잘 나타나 야외 학습 장소로 손색이 없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며 유유자적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은 채석강과 이곳이 비슷하다 하여 그곳에서 이름을 따와 채석강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채석강
채석강의 해식 절벽에는 검은색의 이암과 실트암이 보이고 얇은 책을 쌓아 둔 것처럼 층리를 이루고 있고, 위는 층리가 다소 두껍게 나타나는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곳곳에 얇은 역암층이 있다. 따라서 채석강의 퇴적암은 전체적으로 보면 아래로 갈수록 입자가 크고 위로 갈수록 입자가 작아진다. 이러한 퇴적구조로 볼 때 입자가 크고 불규칙한 역암층이 쌓인 환경은 수심이 깊고 경사가 급한 호수 속이였을 것이고, 층의 두께로 볼 때 그 시기는 비교적 길었을 것이다. 입자가 고운 이암과 실트암이 쌓일 때는 비교적 평온한 수중 삼각주 평원이었으며, 이런 시기는 상대적으로 짧았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변산 채석강 파식대 및 해식애 - 퇴적암과 바닷물의 합작품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바닥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무언가를 계속 잡고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채석강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낸다.


"엄마, 기억나시죠?"

아들이 웃음 띤 얼굴로 말한다.

"뭐가?"

"이암, 사암, 역암, 석회암 따라 해 보자. 하면서 저한테 계속 외우게 하셨잖아요"


"하하하. 아직도 기억해?"

"그걸 어떻게 잊겠어요. 진짜 시험에 나온 거 보고 놀랐거든요"

"엄마가 나올 거라고 했잖아 하하하"


아들이 3학년 과학 단원 평가를 앞두고 엄마랑 같이 씨름했던 그날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느지막한 오후 지평선을 바라보며 채석강 돌 위에 살포시 앉는다.  아이들은 제대로 된 인생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서로의 모습을 담기 바쁘다. 오늘의 해가 내일의 준비를 위해 구름 속으로 달려가는 것을 너그럽게 바라본다.


채석강 주변 식당에서 먹는 해산물 칼국수는 함께 먹는 사람을 잊게 할 만큼 맛이 좋았다. 건어물 집에서 조림용으로 멸치도 한 박스 구매했다. 숙소로 돌아와 서로가 찍어준 사진을 보며 좋아한다.


"아빠에게 고맙다고 인사하자, 엄마는 변산반도 채석강 주변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


아빠에게 달려간다. 귀엽게 인사하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무뚝뚝한 남편은 서해에서 그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선물로 주었다.



초등 교과연계- 엄마가 알고 가면 좋아요


-3학년 2학기  지표의 변화  /  4학년 1학기  지층과 화석

-지층 생성 원리

  - 퇴적물이 쌓여 오랜 시간 지나면 지층이 생김.

  - 암석이 여러 겹의 층으로 쌓인 것.

-지층 쌓이는 특징

  - 지층은 무조건 아래부터 위로 수평하게 쌓인다.

  - 같은 층에서는 크기가 서로 같은 비슷한 알갱이 존재함.

-지층 모양의 변형

   - 지구 내부의 힘을 받아 변형되기도 함.

   - 기울어지고, 구부러지고, 끊어지고, 수직으로 세워지기도 함.

 - 퇴적물:  돌과 모래가 풍화작용에 의해 쌓여 만들어짐.

 - 퇴적암:  퇴적물이 쌓이고 굳어져서 만들어진 암석.


서해 변산반도 가볼 만한 곳


-격포 해수욕장 : 계절에 상관없이 좋아요. 여름이 아니라면 모래 도구와 모자만으로 아이들이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고운 모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채석강 : 말이 필요 없습니다. 초등 아이를 키우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꼭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 참고: -물 때 시간표는 꼭 확인하세요. 못 들어갈 수도 있어요. 

         - 플라스틱 통 준비하면 좋아요. 돌 웅덩이 속에 작은 물고기들을 잡을 수 있어요. 

         - 돌 위에서 어린 아이들이 뛰어다니기엔 미끄러워요. 미끄럽지 않은 신발 필수!!.

            (어린 아이들의 경우 여벌옷. 돌멩이 위에 앉으면 바지 바로 젖어요)

         - 돌 위에 앉을 수 있는 작은 돗자리와 간식정도면 하루 반나절 이상 보낼 수 있습니다.

           (돌 탑을 쌓기에 최적화 된 수 많은 돌맹이 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곰소 염전 : 채석강에서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 염전이 있습니다. 이곳 역시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는 염전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지요. 곰소 염전에 대한 소개는 지난번 브런치에서 다루었습니다. 링크 올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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