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 하루하나 : 2025년 (중)
저번엔 열흘이 늦더니 이번에는 조금 일찍 왔습니다. 그만큼 글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던 탓이에요. 옛날 사람들은 글을 쓰게 하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천기(天氣)'라고 표기했는데, 저의 천기는 바쁠 때에는 다 죽은 듯하다가 팔월 말의 어느 날 갑자기 타오르곤 하덥니다. 그 덕에 그나마 이른 시기에 이렇게 올해 중반기의 글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천기라고 하니까 생각이 났는데, 얼마 전에 코로나 때 쓰고 묵혀 둔 <스물 이야기>라는 제목의 연극 대본을 다시 읽게 되었어요. 그걸 읽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고, 그냥 갑자기 그 대본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오래 전의 자신을 만날 준비가 안 되어 있던 탓인지, 출력만 해두고 계속 간직하고 있다가, 회식 때나 가던 술집에 어느 날 야밤에 혼자 들어가서는 맥주 500cc를 쭉 들이킨 다음에야 첫 장을 펼치게 되었어요.
근데 그걸 읽으니 문득, 그때의 나는 오렌지색 무드등을 좋아했지, 그때의 나는 콜센터의 진상 사례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 라는 회고를 하게 되는 한편으로, 과거의 자신이 마치 내가 아닌 남처럼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과거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나아졌다거나 덜떨어졌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은 결이 많이 다르구나, 하는 신기한 기분이 들어 정말 오랜만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어요.
혹시 지금의 자기 자신을 박제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간단한 시나 소설 같은 것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일기에는 잘 쓰지 않는 숨겨진 '나'의 생각을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오랜 시간이 지나 그걸 읽으려면 저처럼 맥주 500cc 정도의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용기를 갖고 마주하는 과거의 자신은, 아마 의도치 않게 잊어버렸던 나의 일면을 소곤소곤 다시 들려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어찌어찌 써봤습니다. 근데 매 순간 스스로를 박제당한다고 표현하려니 뭔가 좀 그렇긴 하네요. (11가지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여한 한국어 글쓰기 대회의 제출물을 검토하고 있었다. 조금 서툴지만 정갈한 글씨로 원고지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세상 어딘가에 적당히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로 좋다.
나는 그 '적당히'라는 단어에 한동안 시선이 멈췄다. '무척'도, '매우'도 아닌, 얼핏 보면 '대충'과 같은 어감을 주는 그 부사어에 신기하게도 편안함을 느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뜨거운 애정을 등지고, 적당한 수준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벌판에 피노키오와 소년 한 명이 남아 있었다. 기온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고, 소년의 주머니에는 성냥이 있었으나 주변에는 불을 붙일 만한 사물이 남아 있지 않았다. 피노키오는 자신의 주인을 위해 나무로 된 자신의 팔을 자를 각오를 했다. 소년이 정말 괜찮겠냐고 물었다. 분명 자신의 팔을 땔감으로 쓰면 어느 정도의 추위는 해소될 것이다. 그래서 피노키오는 말했다. 괜찮아요, 저는 할 수 있어요. 덜덜 떠는 손 앞을 무언가가 가로질렀다. 자신의 코가 자라난 것이었다. 그걸 보고 피노키오는 자신에게 '너는 할 수 없다'라고 외치는 신의 목소리를 들은 것도 같았다.
소년은 항상 말했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신이 그 말의 진실성을 판단해서 코를 길게 하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외친 '할 수 있다'는 말은 신에 의해 그 절대성이 부정당한 셈이다. 코가 길어졌다.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기라도 한 듯 피노키오는 팔이 아니라 자신의 코를 잘라나갔다.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다구요. 그렇게 말할 때마다 신은 자신의 나약함을 깨달으라는 듯이 코를 늘렸고, 그는 그것을 연신 잘라나갔다. 그렇게 모인 땔감에 불을 붙이자 몸은 점점 따뜻해졌고, 피노키오의 마음은 점점 차가워졌다.
다음날 지나가던 트럭을 붙잡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피노키오는 집의 거울을 보고 외쳤다. 나는 잘난 피노키오야. 그러자 다시금 코가 자랐다. 신이 다시금 그에게 '너는 못난 피노키오다'라고 외치는 듯했다. 그 말을 아무리 반복해도 코는 계속해서 자라났다. 그래서 피노키오는 자신이 절대적으로 못난 인형이라는 생각이 들어 방에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어느 날 제페토가 그 사실을 듣고 집으로 찾아왔다. 피노키오는 죽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신이 인정할 정도로 나약하고 못난 자신을 왜 만들었느냐고. 그러자 제페토가 말했다. 신이 너를 나약하다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느냐. 신이 너를 못났다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느냐. 너를 나약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너 자신이고, 너를 강하다고 할 수 있는 것도 너 자신이다. 너의 거짓말은 너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신이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설령 신이라도 사람의 마음까지 들여다보지는 못할 테니까. 그러니 코가 자라지 않을 때까지 자기 자신에게 속삭여주렴. 나는 나약하지 않아. 나는 못나지 않았어. 그것을 네가 진심으로 믿을 수 있을 때까지, 네가 너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 때까지. 지금은 그걸 연습할 필요가 있겠구나.
쫓아오던 사자들이 자신을 이 지옥에 붙잡아두려 했다. 더 이상 그는 이 지옥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열리지 않는 반대쪽 문을 세차게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섰다. 어두컴컴한 터널을 걸어가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타났다. 옆에 서 있던 경비병이 그를 입구 안쪽으로 들여보냈다. 그가 물었다.
"여기가 천국이죠?"
"아니요. 여기는 지옥입니다. 잘 찾아오셨구요."
"저는 원래 미래로 가려고 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좀 과거로 와버린 것 같아요."
"원래 살던 년도가 언제인데요?"
"2024년이요."
"그럼 미래로 잘 오셨네요. 지금은 2032년인데요."
"어? 근데 아까 제가 본 재판은 거의 조선시대 재판 같았는데요. 차 사고가 났는데 블랙박스 영상도 증거로 안 나오고. 사고 난 사람들이랑 목격자 말만 오가던데."
"아이고, 블랙박스를 어떻게 믿어요. 그거 그냥 집에서 AI 합성하면 다 맘대로 조작할 수 있는데. CCTV도 효력 없어진 지 꽤 됐어요."
"새벽 3시에 이 일대에 염산비가 내릴 거야. 반경 1km 이내로."
그는 구두를 고쳐 신다가 뒤를 돌아 그녀를 봤다. 그녀의 태도가 너무도 무덤덤해서 그는 다소 난폭한 예언의 내용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되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새벽 3시 정각부터 약 1분 동안 이 근방에 염산비가 내릴 거야. 아무리 우산을 쓰고 있어도 사람이 맨몸으로 맞으면 다쳐."
지금은 새벽 2시 50분이었다. 장례식장에는 상주인 그녀밖에 없었다. 그의 대학 동기였던 그녀는 그때 모습 그대로, 어딘가 눅눅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상복 때문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그는 출근했을 때의 복장 그대로 밤늦게까지 그녀 옆에 있었다. 그가 그녀와 다시 만난 건 대학 졸업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들은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그래서 아무 사이도 아니기에 그는 조용히 집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신발장에서 구두를 고쳐 신던 찰나에 그녀가 옛날처럼 예언을 한 것이었다. 이 근방에 지금부터 염산비가 내릴 거라고. 그녀는 대학 때 그에게만 예언 비슷한 말을 했고, 그 예언은 적어도 그에게는 믿을 수 있는 말이었다.
"뭔 소리야. 그 정도의 재난인데 아무 뉴스도 없어?"
괜히 딴지를 걸고 싶어져 그가 물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비는 내린 다음에야 산성도를 측정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아무도 그 정도의 강한 산성비가 내릴 거라는 예상을 못해. 하지만 일어날 일은 일어날 일이야."
깜깜한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은 그녀의 모습이 마치 어둠에 동화되어 가는 듯했다. 그게 언제나 그랬듯이 묘하게 말에 현실성을 불어넣어 주고 있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비 내리기 전에 풍기는 특유의 냄새 같은 것을 그는 느꼈다. 그는 구두를 벗고 신발장 앞에 쭈그려 앉은 채로 말을 이었다.
"이대로 내가 여기서 나가면, 나는 염산비를 맞고 죽는 거야?"
"그럴 확률이 높아."
애매한 대답이었다. 그는 이제 좀 더 깨끗한 답을 듣고 싶었다. 유리창에 서린 김을 닦아내고 그 너머를 바라보듯이. 그래서 물었다.
"그럼 너는, 싫을 것 같아?"
거기에 대한 대답은 바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윽고 비 내리는 소리가 창문 너머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이 짧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것은 염산비 같은 허무맹랑한 재해에 의한 비명 같지는 않았다. 그저 갑작스레 예고도 없이 내린 비에 사람들이 놀란 것이 분명했다. 빗소리에 섞여 조그마한 대답이 들렸다.
"응."
그 작은 대답을 그는 다행히 놓치지 않았다. 그 대답을 듣고, 그는 그녀의 말을 다시금 믿기로 했다. 말주변이 없기는 여전하구나. 그런 터에 대학 때도 항상 악역이 되어야 했던 그녀였다. 그는 그렇게 혼자 다니는 그녀에게 언젠가 그렇게 선언한 적이 있었다. 네가 하는 모든 말을 나는 믿겠다고. 그래서 그는 아마도 밖에서 내리고 있을 무자비한 염산비로부터 등을 돌리기로 했다. 천천히 일어선 그가, 그녀가 묻혀 있는 어둠 속으로 조용히 발을 내디뎠다.
요양병원에 새로 들어온 어르신께서, 상담 중 말씀을 꺼내셨다. 자신은 시간여행자라고. 눈을 떠보니 어느새 미래로 와 있었다고.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는 모양이야. 주변 동료들이 얘기해서 한동안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는데, 어느 날 밤에 그 어르신께서 침상 한 구석에 웅크려서는 무슨 말을 중얼거리셨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으니 이러했다.
"만나기로 한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나는 신문을 읽으며 시간을 빨리 보내려 했죠. 그런데 우리는 시간을 '보낸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죠.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시간은 저절로 가는 것인데. 하지만 우리가 그냥 기다리는 거랑, 신문을 보내며 기다리는 거랑 시간이 가는 속도는 체감상 차이가 있죠. 그리고 개인이 느끼는 시간이 개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시계라는 도구는 그것을 이따금 정량화하는 기계에 불과하더군요.
거기서 깨달았죠. 우리 모두는 시간여행자입니다. 우리는 불편한 타임머신을 몸에 품고 있는 거랑 마찬가지입니다. 그 타임머신은 편의성이라고는 절대 찾아볼 수 없어서, 과거로는 절대 갈 수 없고 당장 수십 년의 세월을 보내버릴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쓸' 수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아마도 나는 너무 늦게 자각해 버린 것입니다."
"그래도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삼는 건 옳지 않아요."
타인의 고해성사에 내가 항상 건넸던 말이었다. 제가 싫어하는 사람이 여자친구랑 헤어졌대요. 제가 싫어하는 사람이 취업에 실패했대요. 거기에 행복을 느끼는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초라해 보여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그래도 여사님,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삼는 건 신께서 옳지 않다고 하셨어요, 라고 항상 이야기하곤 했다.
"난 진짜 네가 부럽다. 난 너처럼 못 살아."
그 말은 아무리 봐도 진짜 부러워서 하는 말은 아니었다. 동창회에서 동창이 그런 말을 툭 던졌다. 그 말이 내 마음에 비수처럼 꽂혔다. 나는 신이 보고 있다는 마음으로, 웃으면서 대꾸했다. 나는 지금도 잘 산다고. 하지만 다시금 비수가 날아왔다. 그래도 좀 신경 써. 너 지금 되게 나이 들어 보여. 나는 사랑받으니까 거울 봐도 늙은 지 모르겠더라. 아하하. 나는 자리가 끝날 때까지 어느 정도 웃으면서 대했던 것 같다.
몇 달 뒤 어느 날 나는 택시를 타고 집에 가다가, 그날 동창회에 못 나온 다른 친구의 연락을 받아 곧장 집으로 찾아갔다. 대학생 때 자주 우리는 집에 모여 술을 마시곤 했다. 그 친구가 대충 아무렇게나 만든 스크램블 에그를 먹으며 말했다.
"근데 너 걔랑 친해? 친하면 얘기 안 하고."
여기서 말하는 '걔'란, 동창회 때 비수를 꽂던 그 애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나는 급작스레 기분이 나빠지려 하는 것을 겨우 가다듬고, 표정 관리를 하며 말했다.
"그럭저럭이야. 무슨 일인데."
"걔 며칠 전에 이혼했대. 무슨 소송도 하고 있다는데?"
"뭐?"
"얼굴이 완전 반쪽이 됐어. 아이, 근데 됐다. 타인의 불행에 행복을 느끼지 말랬지. 내가 그 가르침을 잊었네."
타인의 불행에 행복을 느끼는 건 안 된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께서는 그러지 말라고 하셨다. 참자. 참으려고 할 때, 친구가 잠시 등을 돌려 화장실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그것이 마치 신께서, 나라는 신도를 위해 잠시 등을 돌려주신 것과 같은 착각을 느끼게 했다. 그래서 술잔을 들고 일어나며, 나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홀로 그렇게 거나하게 외쳤다.
"아하하하! 여보게! 지나가는 주민들이여! 지금이다! 지금이야말로 이 자리에 술과 남의 불행을 대령하라! 더 독한 술, 더 독한 남의 불행으로 나의 불타는 갈증을 해소하거라! 으하하하! 이야앗햣햣햐햐!"
어떻게 생각해? 사람에게 정을 떨어지게 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는, 대화 중 이상한 타이밍에 사회 문제를 꺼내고 그 사람에게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는 일이다. 정치 얘기를 꺼내면 좀 더 확실하게 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왜 그런 얘기를 나한테 하는 거지, 라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는 두 번째 사회 문제를 꺼내면 된다. 좀 더 전후 맥락을 상관하지 않아도 좋다.
사실 이건 내 얘기다. 나는 과거의 자신을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얼마나 지적 허영심에 물든 사람처럼 보였을지를 생각하며 밤에 이불을 한 번 더 발로 찼다. 허영심의 반대말은 진정성이라 했다. 나는 '어떻게 생각해?'라는 말을 던지면서 정말로 상대의 생각을 궁금해한 걸까. 그 맥락 없는 타이밍에. 그렇게 고민하니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좋은 질문이라는 건 정말로 '질문'으로서의 역할을 지녔을 때 붙일 수 있는 말이야. 나는 무의식 중에라도 고상해지고 싶어서, 남들과 나의 생각이 다를 거라는 착각에 뿌듯해서, 너에게 질문 아닌 질문을 한 게 아닐까 지금에야 다시 한번 생각해. 그러니 당분간은 정말로 궁금한 게 생길 때까지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많이 할게. 듣기에 불안한 말들을 연필을 깎듯 차분히 다듬어 볼게.
"지금은 불쾌할 수도 있어요. 저 사람은 왜 감사하다는 말을 안 하지? 왜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지? 나도 그랬어요. 잘 지내다가도 그런 일에 불쾌하더라고요. 그치만 언젠가 세월이 지나서, 아마 많은 세월이 지나야겠지만, 그 불쾌함도 넘길 수 있을 정도의 노하우와 넓은 마음이 생길 거예요. 지금도 이미 넓은 마음을 갖고 있겠지만, 그보다 너 넓은 마음을요."
그 말을 다른 사람이 얘기했다면 나는 아마 웃기는 얘기라고 넘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그런 얘기를 꺼내는 바람에, 나는 지금보다 더 평수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어떤 기대 같은 것을 품어버렸다.
근데 이보다 더 넓은 마음이라니. 아마도 그는 성인군자인가 보다. 그래서 그렇게 나는 그분을 존경하고, 또 그 말을 바로 믿어버렸다. 그때 말해둘걸. 비록 지금 나는 좁은 마음에 서운함만 가득 찬 인간이지만, 존경하는 당신께서 그것을 알아주시니 그걸로 된 것 같다고. 이게 당신께서 말씀하신 노하우의 하나라면 좋겠다.
"계곡에 가고 싶어요."
침대에 누운 그녀의 머리맡에서 미연은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했다. 미연이란 얼마 전에 아가씨로부터 하사 받은 이름이었다. 미연. 사건을 미연에 방지한다, 라고 할 때 그 미연.
인간이 됐는데 하고 싶은 건 없어? 그녀는 동화책을 읽어주던 미연에게 물었던 참이다. 평소라면 미연은 자신이 바라는 건 아가씨의 행복이에요, 라고 이야기하며 끝까지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미연은 그날은 유독 한참 동안 대답을 망설이다가, 문득 계곡에 가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아가씨의 물음에 문득 어떤 감정이 솟은 탓이었다. 마치 몸속에 있던 꽃잎이 일제히 바람에 흩날린 것 같다, 고 미연은 나중에 자신의 감정을 일기장에 그렇게 묘사하곤 했다.
"왜 하필 계곡이야? 바다도 있는데."
조금 어리둥절한지 그녀가 몸을 일으켜 되물었다. 성인이 된 아가씨와 마지막으로 계곡을 간 것은, 아가씨의 가족들이 살아 있던 아주 어린 시절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줄곧 아가씨와 둘이서 지냈다. 얼마 전까지. 그 생각을 떠올렸을 때 미연은 자신의 소망을 입 밖으로 낸 것을 후회했다. 그러나 아가씨께서 이유를 알려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말을 이었다.
"요새 꿈을 꿔서요."
"응? 무슨 꿈."
"햇빛이 잘 드는 집에서 아가씨랑 둘이서 잠드는 꿈이요."
"낭만적이네. 햇빛 제대로 본 지도 오래됐는데."
창문은 4분의 3 정도가 콘크리트로 막혀 있었다. 비가 오면 침수되기 일쑤인 이 집에서 아가씨는 월세를 지불하는 것도 고작이었다. 지상에서 들어오는 가느다란 햇빛에 미연은 손을 뻗으며 말했다.
"저는 꿈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창밖을 바라봐요. 거기에는 여러 사람들이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어요. 꿈속의 저는 생각해요. 아 조금 있다가 아가씨를 깨워 같이 놀아야겠다. 그리고 잠에서 깨요. 그런 꿈을 며칠 동안 꾸곤 했어요."
미연은 자신의 꿈에서 매번 햇빛이 강조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설명을 덧붙였다.
"거긴 아마 펜션일 거야. 마지막으로 계곡에 놀러 갔을 때 우리는 계곡 옆에 있는 펜션을 빌리곤 했으니까."
"네. 아마 펜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당분간 침묵이 이어졌다. 미연이 일부러 아가씨의 대답을 반복하여 시간을 벌었음에도, 침묵은 계속 이어졌다. 그것을 물리치듯, 그녀가 안심하라며 말을 꺼냈다.
"알았어. 내일 얘기해 볼게."
"아가씨, 그건......"
그녀가 몸을 움직여 미연으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미연은 자신이 실수를 했다고 깨달았다. 자신의 소망을 이뤄줄 수 있는 사람은 아가씨가 아니다. 전화가 걸려 왔다. 그 아주머니였다. 미연은 실례하겠습니다, 아가씨, 하고 조심스레 방에서 나왔다. 나오면서도 여전히 등을 보이고 있는 아가씨를 미연은 계속 뒤돌아보았다.
"그 애가 얘기하던데, 놀러 가고 싶어 한다고."
어느 빌딩 고층에서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연이 '아주머니'라고 지칭한 인물은 깔끔한 정장 차림의 여자였다. 테이블 위에는 케이크 두 조각이 놓여 있었고, 아주머니는 포크를 미연의 앞에 놓았다. 아주머니는 미연이 케이크를 먹기 전까지 포크를 들 생각이 없어 보였다.
괜찮습니다. 미연은 사양했다. 놀러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런 비싼 케이크도 괜찮습니다. 미연의 머릿속에서는 소원의 대가로 아가씨가 아주머니에게 해를 입는 모습을 상상해야만 했다. 햇빛을 보는 것도 맘대로 허락되지 않는 우리들에게 계곡이라니, 난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한 걸까. 무릎에 올라간 미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붉은 초승달 같은 손톱자국이 옅게 남았다.
"나는 그런 겸손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해. 네가 모시던 아가씨의 부모님은 정말 거만한 사람들이었거든. 그러니까 그렇게 쉽게 무너졌던 거야."
"저는 타인에 대한 비방이 인간의 가장 큰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의 불행을 저에게 주실 생각이시라면, 저는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앉아, 미연아. 케이크를 안 먹고 버티는 것까지가 너에게 허락된 무례야."
그 말에 다시금 아가씨의 얼굴이 떠올랐다. 미연은 자리에 앉았다.
"걱정 마. 항상 얘기했듯 우리는 너의 재능을 높게 사고 있고, 너에게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자신이 있어. 이번 주말에 계곡에 놀러 가자. 네가 모시는 아가씨도 물놀이에 같이 참여할 거야. 너는 즐겁게 우리 행사에 참여해 주면 돼."
아주머니는 자신의 뺨에 손을 갖다 대었다. 그 동작은 무척이나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아가씨는 주말에 가는 계곡이 기대되지 않냐고 물었다. 미연은 몇 번이고 묻고 싶었다. 아주머니가 아가씨께 또 무언가를 요구하지는 않았습니까. 저번처럼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도록 강요하지는 않으셨습니까. 그러나 그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아가씨는 미연을 껴안으며, 괜찮아, 괜찮아. 하고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서 미연은 다시금 질문을 꺼내지 못했다.
그 주의 주말이었다. 눈을 떴을 때 아가씨는 침대에 없었다. 우린 먼저 계곡으로 갈게. 오고 싶은 시간대에 오면 돼. 아주머니의 말에 미연은 원래 정해졌던 시각에 버스를 타고 계곡으로 이동했다.
"전화하면 차 보냈을 텐데."
"버스가 더 편해서요."
그렇게 이야기하며 미연은 먼저 와 있을 아가씨를 두리번거리며 찾았다. 그러나 어느 곳에도 아가씨의 모습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아가씨의 웃는 얼굴밖에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주머니가 고용한 하인들이 분주하게 짐을 나르며 땀을 흘리는 모습을 우연히 눈길로 좇다가, 그 사이에서 얼굴에 그늘이 진 채 먼지를 뒤집어쓴 아가씨의 모습을 보았을 때 미연은 순간 숨이 멎어버렸다.
그 옆에서 아주머니가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말했지? 우린 너에게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자신이 있어."
본래라면 저 위치에 자신이 있어야 했다. 다른 하인들과 같이 자신이 모시는 주인을 위해 뒤에서 일을 돕고 있어야 했다. 그래도 어릴 적의 자신은 즐거웠다. 누구보다 밝은 미소로 물장구를 치는 아가씨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아가씨의 부모님이 안 보고 있을 때에는 자신을 물가로 끌어당겨주기도 하셨다. 계곡물에 잠긴 발은 무척 차가웠고, 맞잡은 손이 무척 따뜻했다. 미연은 그때의 햇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아가씨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인간의 이름을 얻었다.
그날 미연은 오랜만에 들어가 보는 계곡물에서 아가씨를 계속 바라보며, 적당히 돈으로 고용되었을 하인들과 물놀이를 했다. 놀이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했다. 적당히 그들이 뿌려주는 물에 반작용을 일으키듯 다시 물을 뿌렸을 뿐이다. 그들이 한바탕 물놀이를 하고 나오자, 휴식 공간에 커다란 아이스박스가 놓여 있었다. 아이스박스를 열자 거기에는 얼음이 가득 담겨 있었고 비싼 음료수들이 있었다.
미연은 갈증을 느끼고 그 얼음을 손으로 뒤적이다가 바나나우유 하나가 거의 바닥에 있던 것을 발견했다. 아가씨가 좋아하는 음료수였다. 그녀는 그것을 손으로 집어 들었다가 다시금 아이스박스에 집어넣었다. 아가씨만이 그것을 발견해주셨으면 해서, 일부러 팔을 깊이 뻗어 아이스박스 바닥에 넣어 놓았다. 그날 저녁은 바비큐를 먹었고, 작게나마 불꽃놀이도 했다. 그러나 좀처럼 아가씨를 볼 수 없었다.
잠은 1인실에서 자야 했다. 자기 전에는 언제나 아가씨에게 그림책을 읽어드리다가 같이 잠드는 게 일과였다. 아가씨는 이제 성인도 되었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미연은 늘 오류를 일으키듯 잠잘 시간에는 그녀의 옆에 섰다. 그래서 그 일과가 한 번 빠져버린 탓인지 미연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화장실은 실내에 마련되어 있었으나, 미연은 아직 열대야로 더운 바깥을 산책 삼아 걸어 다녔다.
계곡물 앞에 앉아 있을 때 문득 볼에 차가운 게 닿았다. 미연은 고개를 돌렸다. 아가씨였다. 아가씨는 여전히 쉬지도 못하고 계신 듯 머리에 쓴 먼지를 털어내지도 못하신 채 미연을 보고 있었다.
"너라면 눈치챌 줄 알았는데."
아가씨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오전에 미연이 아이스박스에서 발견했던 바나나우유였다.
"네?"
미연은 반문했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바로 알아채지 못했다.
"내가 너한테 주려고 따로 갖고 온 거라는 거. 근데 너 발견은 해 놓고 안 마시더라?"
"그건......."
미연은 뒷말을 잊지 못했다. 그 순간 다시금 몸 한 구석에 쌓여 있던 꽃잎 같은 것이 흩날리는 감정을 다시 느꼈다. 미연은 아가씨가 준 우유를 받아 들고는, 한참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을 그저 꼼지락거릴 뿐이었다. 지금은 하인들도, 아주머니도 모두 자고 있는 시간이었다. 만일을 대비해 누군가는 불침번을 서고 있겠으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둘만 있을 수 있었다. 그것이 미연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순간이었다. 미연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먼저 계곡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주저하던 아가씨의 손을 잡고 똑같이 물가로 이끌었다. 두 사람의 발목에 검은 물결이 가로질러 흐르고 있었다. 달도 뜨지 않은 밤이라 서로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깜깜한 밤이 오히려 세상에서 둘만 도망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미연은 아마도 오래간만에, 아가씨가 잃어버린 이름으로 아가씨를 불렀다.
펜션에서 돌아온 주에 다시금 아주머니가 미연을 불렀다. 얼마 간 의미 없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마지막으로 아주머니가 말을 꺼냈다.
"아 맞다, 얼마 전에 계곡 간 거 있잖아. 우리로서는 처음 시도해 보는 여름 합숙 같은 거였어. 제일 좋았던 프로그램 있었어? 음식이든 행사든. 그걸 기획한 사람한테 포상하려고 하는데, 역시 행사에 참여한 사람 입장을 들어봐야지."
그러나 미연의 머릿속에 그때의 계곡 합숙은, 아가씨에 대한 걱정과 번민이 대부분인 괴로운 행사였다. 자신은 누군가를 모시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그러므로 이렇게 입장이 바뀌는 것은 신분 상승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잘하던 일을 때려치우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럴 때마다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우리처럼 몇 배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몇 배의 운동을 할 수 있어. 네가 모시는 아가씨는 다르지. 아, 물론 아가씨를 비하하려는 건 아니야. 난 그녀의 실력을 존중해."
아주머니는 여느 때처럼 얘기하고는, 방금까지 보여주었던 험악한 웃음과는 다른 상냥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마지막에 덧붙여지는 '아, 물론'으로 시작하는 말은, 마치 앞의 말로 깎인 호감도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온 듯한 말이었다. 뭔가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사람과 사람 간에 생기는 호감도 같은 것들이 특정 대화나 사건에 의해 정확히 +1, -1이 된다고 믿는 듯한 사람. 그래서 그 사건들을 교묘하게 조작하여 호감을 축적시키려는 듯한 사람. 그러나 사람의 호감이란 그런 것이 아님을, 인간으로서 이름을 부여받은 그녀는 이제야 알 수 있을 듯했다.
대답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느낀 그대로를 이야기하기로 했다.
"바나나우유요."
그 말에 아주머니는, 바나나우유? 하고 되물으며 웃었다. 온갖 호화만찬들이 늘어선 중에 왜 하필 바나나우유야? 그녀는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그것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그냥 그것만이 인상에 남았다.
"그거 네가 좋아하는 아가씨가 준 거야?"
순간 자신의 몸속에 있던 꽃잎들이 다시금 흩날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주머니에게 그때의 밀회를 들켰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느낌이 든 것은 아니었다. 아주머니가 수식어로 붙은, 아마도 놀리기 위한 의도로 말한 단어가 그녀의 마음 한 구석을 쿡쿡 찔렀다. 아가씨가 웃는 얼굴이 갑자기 누군가 머릿속에 영상을 삽입한 것처럼 펼쳐졌다. 눈부신 햇빛이 배경에 놓여 있었다. 물놀이를 끝내고 갈증을 느끼던 어린 그들이 바나나우유가 가득 담긴 아이스박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감정에 고개를 숙이고 당분간 숨을 골랐다. 그리고는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가씨를 떠올리며 말했다. 아가씨. 이제야 알겠어요. 저는 아가씨를 사랑하는 모양이에요. 아가씨는 제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요. 사랑이란 것을, 미연은 원체 알지 못했다. 세상에 태어난 때부터 지금까지 생각할 기회가 없었다. 그럴 권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모든 권리를 부여받은 최근에서야, 그녀는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포기하지 않게 해 주세요. 설령 저희에게 오던 햇살이 얇아져 이윽고 가느다란 선으로 바뀌더라도, 제 옆에서 손을 놓지 말아 주세요. 조금 더 저를 강해지게 해 주세요. 그 모든 증오를 당신을 향한 사랑으로 덧칠하게 해 주세요. 누구보다 사랑하는 미연 아가씨. 언젠가 제가 당신께 그 이름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그때가 되면 저에게 꼭 맞는 이름을 새로 지어주세요. 그제야 저는, 아마도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
중고매장에 오래된 게임 CD가 올라온 것을 보고, 나는 바로 그것을 사기로 결심했다. 거래자가 내일 7시에 보자고 해서 나는 오전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오후를 이야기한 것이었다. 나는 뜻밖에 기다림을 견뎌야만 했다.
해가 짧아지기 시작한 요즘이라 주위는 벌써 어둑어둑했다. 만나기로 한 역 앞에는 나보다 나이가 열 살은 많아 보이는 아저씨가 있었다. 그 아저씨로부터 나는 오래된 CD를 받아, 마찬가지로 오래된 기계에 끼웠다. 그리고는 작동이 정상적으로 되는지 확인했다. 부팅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이 게임 나온 지 벌써 십 년 됐네요.
십 년 전에 학생이었던 나는 이 게임을 무척 가지고 싶었고, 그러나 살 돈이 없어서 삼촌의 CD를 항상 빌려야 했다. 시간이 지나 그 게임을 다시 떠올렸을 때, 삼촌 댁 어디에도 그 CD는 없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 이제야 그 CD가 내 손에 들어왔다. 나는 아저씨의 말에 문득 그런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근데도 여전히 이 게임을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