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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Jan 18. 2024

창밖에는 눈 오고요



어제 치과치료를 받는
중간중간, 긴 의자가 올려진다.
잠시 가글 하는 순간순간 내 눈높이 전면 창밖에, 펄펄 눈 내리는 풍경.

마취된 입안과 콧등까지 멍하지만 눅진한 상태에서도 하얀 가루 떡가루를 자꾸자꾸 뿌려준다는... 옛 동요가
머릿속에 맴맴 돌았다.

다시 눕혀져 입을 강제로 벌려주는
재갈이 물리고 칙칙 촥촥.
하얀 설국은 사라지고 세척과 흡입
기구로 세찬 빗물 대청소. 그리곤 지난주처럼 사이사이 뭔가 메꿔지는 느낌이 온다.

지난주엔 오른쪽이었고 어제는 왼쪽 위아래가 부산스러웠다.
의사 선생님은 세 사람이 눕혀진 치료대를
오가며 능숙하게 치료에 신중하다.

방배동에서만 40여 년째.
자주자주 치과방문은 하지 않았지만
여기로 정해놓고 다닌 지는 25년이다.
조금 상했다고 함부로 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최대한 본래 가진 이를 살려주며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다.

세월 따라 의사 선생님도 나이 들고
내 잇몸과 치아도 낡아가고
이번엔 어금니 하나를 임플란트도  해야 하니
몇 달은 다녀야 할 듯.
그러면 봄기운이 돋는 삼월이 될 테고
병원 창밖의 펄펄 내리던 눈풍경도 바뀌겠네....
.
.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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