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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Feb 14. 2024

근황



3월호에 실릴 작품.
편집장이 그제, 짧은 안부와 함께
내게 근황을 적어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요즘의 형편을 두 줄로 요약하는 것.
길어진 말년으로 가는 허름한 내 일상을 누가, 무엇을, 얼마나  궁금해할까.

오늘까지 보내기로 했으니
아직 저녁시간까지 여유를 부리겠지만, 썩 내키지 않는 근황.
.
.
요즘 하는 거라곤
자전거 타기와 사우나, 그리고
수영은 가끔 하고, 넷플릭스와 티빙
두 매체를 뒤지며 영화와 드라마를 찾아본다.
@ 내 남편과 결혼해 줘,를 몰아보고
@ 이재, 곧 죽습니다.. 등등

그러다 새벽이면 꽤 두툼한 하루키의 소설을 연속극처럼  읽다가, 미국 여자의  400쪽에 가까운 욕망에 대한 논문 비슷한 에세이도 거르지 않고
몇 쪽씩 본다. 짬짬이 유튜브로 그림 그리기 구독 채널에 눈을 돌린다.
빨간 작은 노트에  일기도 매일 쓴다.

시간이 이렇게 돌고 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지만
어제보다 낡아져 있음을 어찌 부정하랴.
내일과 모레보다
지금이 젊다고 기분이 업되는 것도 분명 아닌데... 정말 아니다.

곧 3월인데
꽃눈들은 촉을 쏙쏙 내밀텐데
어쩌란 말이냐, 아,

어쩌란 말이냐.
.
.

파스텔& 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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