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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

by 이영희



남길 말이 있을까
무수히 뱉어 낸 말들 안에
남편에게
아들에게
기억에 남을 이야기
한토막이라도 있나
쥐뿔
남길 돈도 없으면서
무슨 같잖은 말
.
.
미안하다
이것이
그나마 마지막 말
.
.
새들도 세상을 떠나며
소리를 낼까?
나도
새처럼 갈 것 같아
그냥 툭
나무에서 떨어지듯

유언도
정신이 좀 있을 때 하는 것
.
.
미안하다
남겨 줄 것 없어
정말 미안하다
.
.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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