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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by 이영희



우물 속에 비친 모습에
미워지고
가엾어지고
그리워진다고
윤동주 그 사내는
저만치 가다가 다시
돌아가 들여다보며
그렇게 읊었습니다

이렇게 또 저렇게
나를 스케치합니다
연필을 쥐고
닮은 듯, 아니 닮은 듯
요리조리 살피다
지루한 표정 말자고
다독였습니다

지구는 거뜬하게 돌아
어제 만큼 푸릇푸릇
햇살,
장미,
바람,
참새,
까치,
유월처럼만 살자
.
.

수채화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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