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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그림자

by sleepingwisdom

그림자



새벽 햇살 길게 드리우면
나는 내 그림자를 밟고 서
돌 위, 풀 위, 다리 위 그림자
고요히 나를 따라와

바람 없고, 말도 없이
고요한 들길에 나 홀로인데
어디선가 나를 닮은 듯
고요한 이가 먼저 지나가네

내가 걸으면 그림자 멈추고
내가 멈추면 그림자 흔들려
그 얼굴은 나인데
그 눈빛은 알 수 없네

모든 것 선명한 이 빛 속
진짜 나는 어디 있을까
그림자 너머, 내 마음이
나를 가만히 바라봐

보이는 건 다 스쳐갈 뿐
그림자, 빛이 만든 허상
허상 너머에 나는 있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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