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두 번 보고 든 생각
영화 아메리칸 셰프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 원제목은 Chef>는
요리사인 아버지 칼 캐스퍼(Carl Casper)와
그의 어린 아들 퍼시(Percy)가
요리를 통해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입니다
참고로
아버지 칼 캐스퍼를 연기한 존 파브로(Jon Favreau)는
마블 영화 <아이언맨>에서
아이언맨의 수행비서 역으로 출연하여 여러분들께도 익숙하실 배우입니다
그는 아이언맨 시리즈 1과 2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서도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습니다
감독이나 주연 중 하나도 쉽지 않을 텐데
두 가지를 다 소화하는 걸 보면 대단한 사람 같습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영화에서 주인공 칼 캐스퍼는
유명 음식평론가의 혹평에 따른 다툼 이후
일하던 레스토랑을 떠나고
우연한 기회에 함께 일했던 동료와 그의 어린 아들과 함께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내 인생의 모든 좋은 일은 내 일 덕분에 생겼어
영화의 중반부에서는
처음 푸드트럭을 설치하는데 도움을 준 인부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무료로 샌드위치를 요리하여 제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때 샌드위치 중 하나를 실수로 태우게 되는데
아들은 탄 샌드위치를 그대로 내어 놓으려고 하며
"그들은 돈을 내지 않잖아요(그러니 그냥 탄 샌드위치를 줘도 되잖아요)"
라고 당돌하게 말합니다
아들의 이 말을 들은 아버지 칼 캐스퍼는
하던 요리를 잠시 멈추고
아직은 철이 없는 어린 아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 일이 재미없니? (아들은 답합니다. 아니 좋아.)
난 이 일을 사랑해
내 인생의 모든 좋은 일들은 내가 하는 일(=요리) 덕분에 생겼어
내가 뭐든지 잘하는 건 아냐
난 완벽하지 않고, 최고의 남편도 아니고, 미안하지만 너에게 최고의 아빠도 아니야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이 요리는 잘해
그래서 이걸 너와 나누고 싶고, 내가 배운 걸 너에게도 가르치고 싶어
나는 내가 하는 일인 요리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나도 거기서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
너도 해보면 빠지게 될 거야
난 이 일을 사랑해
이 장면에서는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써의 일이 아닌
일이 우리 인생에 주는 의미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영화 속 어린 아들도 그랬겠지만
나이를 한참 먹은 저도
이 장면에서 '일이 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배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내 인생의 모든 좋은 일들은 내가 하는 일 덕분에 생겼어
(Everything good that's happened to me in my life, came because of that)
라는 대사는
가끔 일이 주는 스트레스로 지치고 힘들 때
나쁜 감정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가지게 하는
저의 '인생 대사'입니다
또다시 만나게 된 영화 속 '인생 대사'
제 소개를 잠깐 할게요
저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현재는 개업을 하여
회계감사, 세무신고 등 일반적으로 회계사가 하는 업무들을 본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약 13년 정도 회계사로서 일을 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지방세의 이해와 적용(박영사, 2020)'이라는 실무 서적도 출판했지만
솔직히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일을 사랑한다'라고 이야기할 수준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좀 더 이 일을 해보다 보면 저도 일을 사랑한다고 할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보다도
저도 영화 속 주인공 칼 캐스퍼와 같이
제 인생의 좋았던 일들은
제가 하는 일 덕분에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해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밥벌이를 해서 가족을 이끌어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하는 일이
제 인생에 준 한 가지 더 큰 선물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는 순간
그의 곁에서
고생하셨던 그 손
꼭 잡을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서
저는 저의 인생 대사
'내 인생의 모든 좋은 일들은 내가 하는 일 덕분에 생겼어'를
또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은
제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