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만든 작은 변화의 기록
머릿속을 이리저리 떠다니는 생각을 글로 적다 보면, 소란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다.
어지러운 감정들을 종이에 내려놓으며, 그 감정들이 머물 자리를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가끔은, 몇 년 전에 적어둔 글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그 순간의 기분은 늘 묘하다.
글로 남길 만큼 강했던 감정이기에, 다시 읽을 때면 그때의 내가 또렷하게 떠오른다.
지금의 내가 남긴 글을, 몇 년 뒤의 내가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 상상 속에서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하루를 적었다.
스쳐간 생각들, 잊히지 않은 장면들, 출근길 풍경부터 퇴근길에 본 노을까지.
작고 소소한 것들이 글감이 되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문득,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이니까 당연할 수도 있지만,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너무 좁은 세계 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그 후로는 글감을 핑계 삼아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평소엔 그냥 지나쳤을 작은 서점에 들어가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취미에 발을 들였다.
무엇보다, 늘 머뭇거렸던 행동들을 조금씩 실천해 보기 시작했다.
조금씩 나의 세계가 넓어졌다.
글을 쓰기 위해 움직였고, 움직인 덕분에 또 쓸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마치 글이 나를 끌고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소재가 떨어질까 봐’라는 걱정은
‘뭔가 새로 해볼까?’라는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그 작은 전환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었다.
일상에 새로운 흐름이 생겼고,
그 흐름은 지금도 나를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앞으로 밀어주고 있다.
아직도 ‘무슨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날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질문이 나를 조금 더 흥미롭게 만든다.
이 평범한 하루 속에도, 글이 될 무언가가 분명 숨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