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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어시인 Jun 08. 2022

아이는 나의 스승

20분 글 쓰기(8) 아이의 철학으로부터 배우다.

오늘은 두뇌가 피곤해서인지 영 글이 안 써져서 예전에 써 두었던 일기를 살펴보려 한다.


난 나이를 떠나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세상에 아직 나오지 않은 뱃속의 아이로부터도 배울 점이 있다.


사진 찍고 산책하기 딱 좋은 그 날,

나는 아이에게서 또 배웠던 내용을 떠올려본다.




2022.4.18.(월) 날씨 맑음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에도 아이의 철학이 존재한다.


따뜻한 햇빛이 머금은 온 세상을 하얗고 분홍빛으로 물들이며 봄을 알려주던 벚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하나둘씩 떨어진다.


아침에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에 가는 길을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잎이 마음을 설레게 하면서도 슬펐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꽃인데, 열흘도 채 못 가서 비바람에 힘없이 사르르 흘러내려야 하다니, 힘들게 피어난 꽃잎을 사정없이 마구 흔들어대는 바람이 야속하기만 하다.

터벅터벅 열심히 눈에 꽃을 담고 있는 중에 바람이 또 불어댄다.  



휘이익! 샤랄라~


 


“우와, 이것 봐봐~ 마치 꽃비가 내리는 것 같네!”


“엄마, 이건 꽃비가 아니야.”


“응? 그럼 뭔데?”


“이건 꽃눈이야~ 사뿐사뿐 내리는 꽃눈”


 


아이 말을 듣고 보니 정말 눈송이처럼 꽃이 내리고 있었다. 온몸을 추적추적 적셔 찝찝하게 만드는 비가 아니라,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새하얀 눈이었다.


내가 비를 싫어하고 눈을 좋아하는 것을 아이는 어찌 알아챘을까? 나이가 어린 줄로만 알았던 너는 엄마의 마음을 이미 다 알고 있었구나!  



나는 늘 배우고 성장하는 것에 목말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배움의 대상에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30살이나 더 어린 아이이지만, 나와 다른 창의력에, 나를 놀라게 해주는 표현력에, 나를 감동시켜주는 상상력에 늘 감탄한다.

오늘도 아이에게서 한 수 배운다.



보는 이의 관점과 마음에 따라 대상이 얼마든지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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