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올덴뉴 03화

[올덴뉴]3편/ Alice (주석달린 앨리스 결정판)

절판도서/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거울나라의 앨리스 The Annotated

by 이야기술사

새책과 헌책을 맘대로 골라 읽는 주말의 어린이, 청소년 도서 리뷰 No.3


아직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얼마전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극장 개봉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래된 책 한권이 떠올랐다.

마틴 가드너의 <주석 달린 앨리스>는 국내 번역 출판 이후 금세 절판되었다가 2005년 북폴리에서 <주석 달린 앨리스> 시리즈의 결정판을 펴내면서 거기에 <마틴 가드너의 앨리스 깊이 읽기>라는 부제를 붙여 출간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책 『Alice-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 원작, 마틴 가드너 주석, 최인자 번역) 역시 지금은 절판되어 중고서점에서나 구할 수 있는 책이 되었다.

오늘은 헌책인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마틴 가드너는 전문가적 식견으로 루이스 캐럴의 생애와 저작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는 <주석 달린 앨리스>, <좀 더 많은 주석이 달린 앨리스>를 차례로 출판계에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것을 계기로 주석 달린 동화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었다.

마틴 가드너의 주석은 마치 한편의 에세이처럼 쓰인 것 같다.

본문의 좌우에 주석을 2단 배치해 놓은 편집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기존의 주석들이 본문의 아래 쪽에 배치된 것에 비하면 마틴 가드너의 주석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작품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도서의 기획이란 무엇인지, 고전이 새로운 기획을 만나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앨리스> 시리즈는 단순한 모험 소설이 아니다.

<앨리스>는 상징에 관한 책이며, 풍자에 관한 책이다.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좀더 깊이 있는 <앨리스>를 읽기를 원했고

앨리스 통으로 이름난 마틴 가드너는 이러한 사람들의 Needs를 충족시켜 주었다.


마틴 가드너의 주석은 원작을 해설하고 비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원작의 맥락을 뛰어 넘어 마틴 가드너 본인의 사유를 확장시키는 데까지 이용된다. 가령 원작에는 무수한 상징과 말장난이 나온다. 루이스 캐럴은 언어 유희의 대가였으며 당대 유행하던 방대한 컨텐츠를 섭렵하여 그것을 패러디하였다. 또 루이스 캐럴의 작품은 당대의 많은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앨리스>가 수많은 작품에서 패러디 되기도 했다.


마틴 가드너는 <Alice>에 나오는 상징이나 언어 유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연 우리가 언어의 주인인지 언어가 우리의 주인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독자에게 말한다. 텍스트에 종속되어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독립되어 있는 주석. 나는 이것이 에크리티즘(에세이+크리티시즘)의 발로라고 보았다.


원작에 대한 주석의 독립성은 성인에게는 텍스트를 다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코드로 작용하고, 아직 이것을 이해할 수 없는 어린 독자들에게는 텍스트를 건너 뛸 수 있는 모험의 코드로 작용한다.


2005년에 북폴리오에서 출간한 책은 ‘깊이 읽기’라는 부제에 맞게 백과 사전 판형의 고급 양장본으로 출간 되었다. 게다가 원작이 출판되던 시기에 수록되었던 존 테니얼의 삽화도 볼 수 있어 그 당시 루이스 캐럴과 삽화가인 존 테니얼이 어떻게 의견을 교류했는지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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