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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Apr 03. 2017

[책을 빌리다]18편. 청춘파산

청춘파산/ 김의경/ 민음사

우리동네 도서관에는 어떤 책이 인기가 있을까?

도서관 대출 베스트에 속한 책을 읽는, 월요일의 리뷰.


<청춘파산>은 2017년 2월 한달동안 강동도서관 등에서 이용자들이 많이 대출한 책입니다.


청춘과 파산을 동시에 사용한 강렬한 제목이었다.

제목을 보자 대충 어떤 내용의 이야기가 펼쳐질지 예상이 되었다.

20대의 암울한 미래를 다루는 내용이겠지.

예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주인공 인주는 파산을 한 30대 여자였다.

어머니의 사업실패로 인해 빚독촉에 시달려왔으며 재산을 차압당하고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까지 고스란히 통장에서 빠져나간다.


파산을 해서 인주가 잃은 것은 돈 뿐만이 아니었다.

인주는 사랑도 잃고 있었다.

빚독촉에 시달리면서 곁에 있던 남자친구까지 헤어지게 된다.

그렇게 인주는 삶의 구석으로 혼자 내몰린다.


그러다 인주는 파산신청을 하게 되고 파산신청과 동시에 빚독촉은 끝이 난다.


그러나 갑자기 법원으로부터 독촉장을 받게되고

다시금 돈과 사람을 잃는 상황이 재발하게 된다.


그러나 인주는 이전처럼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인주는 법을 공부하고 자신을 옭아메는 현실에 반발을 시도한다.

그 결과 인주는 돈과 사랑을 지켜낸다.


이 소설은 크게 두 가지의 스토리라인이 있었다.

앞서 짧게 이야기한 가족사와 함께

인주의 아르바이트사가 있다.


인주는 단기알바로 상가수첩을 배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인주는 봉고차에 앉아서 봉지에 상가수첩을 넣는 일을 한다.

같이 일하는 남자아이들은 인주가 봉지에 넣은 상가수첩을 집 앞에 걸어두고 온다.

봉고차로 온 서울을 돌아다니면서 각 동네의 명칭에 대한 소개를 한다.

그 이야기들이 재미있었으며

지나가는 동네에 얽힌 인주의 가족사와 아르바이트사, 그리고 사랑의 역사를 들려준다.


책은 재미있었다.

파산의 경험은 지금의 청춘이 쉽게 하는 경험은 아니지만

인주의 역사들은 흥미로웠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주가 자신을 얽매는 사람들을 향해 반발을 하는 항소의 과정을 조금 더 자세하게 다뤄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이 이야기가 이 소설의 가장 최근의 사건이자,

인주의 인생에 반전이 되는 희망 찬 에피소드임에도 불구하고

인주가 걸어온 인생길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이 이야기가 더 강하게 나타나야 이 소설의 맛이 더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청년의 현실은 고구마와 같다.

각종 메스컴에서 다루듯이 돈과 직장이 없어서 사랑과 결혼을 포기하는 세대이다.

인간의 본능과 즐거움을 포기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비정상적인 세대.

그런 세대를 격하게 겪어내는 인주가 세상을 향한 반발에 더 힘을 줘야만

사이다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400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책이지만

속도감 있게 잘 읽히기 때문에 책을 읽는데 분량이 버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답답한 현실을 살고 있는 오늘의 청춘들이 읽으면 인주의 아르바이트사에 공감을 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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