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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Feb 25. 2019

[오늘의 휴가] 42편/ 서울 미래유산, 남대문 교회

3.1 운동 100주년/ 민족대표 33인 이갑성, 백범 김구 출석 교회

"오늘" 생각난 장소에 대한 비정기적 매거진 No.42

서울 미래유산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 유산 중에서

미래 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것들로 지정된다.

남대문 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 제중원의 부설 교회였던 제중원 교회가

그 전신으로 고딕 양식의 석조 건축물이며

건축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

남대문 교회의 설계는 1세대 근대 건축가인

박동진이 맡았다.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곳이지만

백범 김구 선생이 출석하던 교회이기도 하며

민족 대표 33인중의 한 사람인 이갑성 선생

신앙 생활을 하던 곳이라는 설명에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어 점심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보았다.

독립운동가인 연당 이갑성 선생(1889-1981)은

세브란스 병원의 제약 주임으로 근무하며

남문밖교회 즉 현재의 남대문 교회의 집사로

봉직했다.

1919년 3.1 운동에는 이갑성 뿐만 아니라 남대문 교회 조사(전도사)였던 함태영 선생도 참여했다.

남대문 교회와 김구 선생의 인연은  담임  목사였던 김치선을 통해 이어졌다. 김구의 아들 김신의 주례도 김치선 목사가 맡았다고 한다.

남대문 교회는 6.25 전쟁 때 전소되었으나

1955년  지금의 위치에 신축되었다고 한다.

이제 며칠 후면 100주년을 맞이하는 삼일절이다.

학창 시절,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는

학교 선배님들을 기릴 때면

오늘은 매점에서 무슨 빵을 먹을까 등을

고민하는게 어쩌면 당연할,

고작 17세의 나이에  

그분들은 죽음을 불사하고

항거했다는 사실에 숙연해지곤 했다.

하지만 동시에 난 절대 그분들처럼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늘도 점심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건물 외관을 본 것만으로

남대문 교회에 출석하던 독립운동가들의 생애를 감히 다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갑성 선생은 조선총독부에

민족 대표 33인의 의견서를 제출하러 갔다가

체포되어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고

그 이후로도 독립 운동을 하다 수차례 체포되었다고 한다.

남대문 교회의 집사로서, 세브란스 병원 약제실의 주임으로서 그는 자신의 위치에서 독립운동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라면 지금의 위치에서 목숨 걸고

나라를 위해 항거할 수 있을까?

십자가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해보지만

역시 선뜻 대답하긴 힘들다.

그러나 시시때때로

독립운동에 몸담은 분들의 숭고한 뜻과 의지를

잊어버리고 세파와 불의에 무릎꿇는 일이

지금보다 더 많다하여도

오늘 만큼은 그분들의 뜻과 열망을

기억하고 싶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셋째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 나의 소원 중 中 < 백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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