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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Aug 30. 2019

[오늘의 휴가]45편/백제의 거름은 금강이 되어 흐르고

충남 부여/부소산성/낙화암/백마강/궁남지/신동엽문학관

"오늘" 생각난 장소에 대한 비정기적 매거진 No.45

백제,
옛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거름을 남기는 곳,


금강,

옛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정신을 남기는 곳


바람버섯도

찢기우면, 사방팔방으로

날아가 새 씨가 된다.


그러나

찢기우지 않은 바람버섯은

하늘도 못 보고,

번식도 없다.


신동엽의 장편시 <금강> 제23장 中


부여 출신의 시인 신동엽은 그의 장편 서사시 <금강> 제23장을

'백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무리 했다.


옛부터 모여 썩고,

망하고, 대신, 정신과 거름을 남기는 곳.


오늘은

백제의 거름이 되어

흐르는 금강을 따라가본다.


 


부소산성은 사비 시기(538-660)

백제의 왕궁으로 부여 시가지 북편에 위치하며,

서쪽으로는 금강과 인접해있다.

낙화암은 바로 이 부소산성에 속해있다.

부소산성의 입장료는 2000원이며,

카드 결제 가능하다.

(그린카드 소지자는 무료입장)

낙화암을 가는 방법은 부소산성을 통해 도보로 이동하는 방법과 구드래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부소산성 후문까지 가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정문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되고, 후자는 후문 매표소에서 구입해 낙화암을 둘러볼 수 있다.  나는 부소산성 정문에서 입장권을 구입해 낙화암까지 걸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백화정'은 낙화암의 정상에 세워진 육각형의 정자로, 백제 여인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낙화암은 부소산 북쪽에서 백마강을 내려다 보듯 우뚝 서 있는 바위 절벽이다. 절벽 중턱에는 우암 송시열이 썼다는 '낙화암'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낙화암 아래 세워진 고란사는 낙화암에서 목숨을 바친 백제 여인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지어졌다고 하며 마실 때마다 3년씩 젊어진다는 전설의 '고란 약수'와 고란사 뒤의 절벽에 붙어사는 희귀한 양지식물, '고란초'로도 유명하다.


고란사 선착장에서 황포 돛배를 타면 백마강 위에서 낙화암을 볼 수 있다. 나는 고란사 선착장에서 구드래 선착장까지 가는 편도티켓(5000원)을 끊었다.

황포 돛배를 타고 구드래 선착장까지 오면 백마강 길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도보 코스가 이어진다.

백마강은 부여 부근을 흐르는 금강의 또 다른 이름으로 그 뜻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백제의

제일 큰 강이라는 뜻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궁남지길'은 백마강길 코스 중 신동엽 시비에서 제방을 따라 군수리 마을을 경유하여 궁남지를 돌아볼 수 있는 탐방로이다.

선화 공주와 무왕의 이야기가 담긴 궁남지에서는 연꽃과 야생화가 만발한 7월이면 서동연꽃축제가 열리는데 약 12만평 규모로 조성된 연꽃단지에는 희귀 연꽃 오가하스연, 빅토리아연, 기시연을 비롯하여 홍련, 백련, 황금련, 수련 물양귀비, 열대수련 등 20여종의 연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하지만 내가 방문한 때(8월 넷째주)에는 거의 연꽃이 지는 시기였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더 많은 연꽃을 볼 수 있었다.


장편 시 <금강>을 발표하며

민족의 혼을 노래한 부여 출신의 시인,

신동엽을 기리는

신동엽 문학관과 그의 생가는 부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신동엽 박물관의 설계는 건축가 승효상이 맡았으며

야외 정원에는 부여 출신의 화가인 임옥상이

시인의  시 구절을 형상화한 제작한 조형물 '시의 깃발' 설치되어 있다.

문학관 내부에서는 시인의 대표작인

<껍데기는 가라>, <금강> 등의 육필 원고와 함께

그가 평소에 즐겨 읽던 책 그리고

엘리엇, 톨스토이, 뚜르게네프의 시와 소설 등

 시인의 문학적 자양분이 되어주었던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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