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어디인지도 모를
공활한 가을하늘이다.
구름이 한 점도 없다.
그 창공을 뚫기라도 하듯,
시원하게 날숨을 해버렸다.
이른 아침부터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햇살을 마주했다.
외면하려 선글라스를 썼다.
살갗에 부딪치는 애교 있는 바람은
기꺼이 받아주었다.
잘 볶아진 진한 커피 향은
가을의 정취를 짙게 한다.
아이스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으스스 부르르
몸이 떨려왔다.
온열시트를 누르고
핸들의 열선을 켰다.
포근한 따스함이 꾸물꾸물 내 안으로 들어왔다.
때 맞춰 흐르는 'This is me'의 리듬감은
나의 오장육부를 흔들어댔다.
완벽한 아침이다.
아니 지나치게 완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