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교수님 / 심리학관
회복탄력성은 강한 정신력이 아니라
소모되는 배터리에 가깝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어떠한 역경도 이겨내는 강하고 단단한 정신력으로 이해해 왔습니다. 기존 학술 연구 역시 회복탄력성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형성되는 안정적인 성격 특성이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는
회복탄력성이 고정된 성격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일 관리하고 충전해야 하는
유한한 에너지라고 주장합니다.
텍사스 A&M 대학교의 쭈저 교수 연구팀은 미국 직장인 108명을 대상으로 5일간 매일 아침, 점심, 퇴근 시점에 설문을 실시해 그들의 심리적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흥미로운 사실들이 밝혀졌습니다.
첫째, 회복탄력성도 조기 방전됩니다.
아침에 겪는 높은 수준의 업무 스트레스는 당일 낮 시간의 회복탄력성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습니다. 회복탄력성은 위기 때마다 꺼내써도 닳지 않는 초능력이 아니라 잘못 관리하면 금세 고갈되는 심리적 자원이었습니다.
둘째, 방전된 멘탈은
성과 저하의 도미노를 일으킵니다.
아침 스트레스로 인해 회복탄력성이 낮아지면, 단순히 기분만 나빠지는 것이 아닙니다. 업무 목표를 향한 동기 부여가 꺾이게 되고, 이는 결국 퇴근 무렵의 실제 성과 저하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를 낳았습니다. 유독 일이 손에 안 잡히는 날은 어쩌면 아침에 이미 배터리를 다 써버렸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셋째, 물론 개인차는 존재합니다.
평소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같은 아침 스트레스를 겪더라도 상태 회복탄력성이 덜 깎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타고난 심리적 맷집이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해주는 셈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조직 관리 측면에서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첫째, 가장 어려운 일을 먼저 하라는 조언을
재고해야 합니다.
아침부터 심한 압박을 받으면 하루 전체의 회복탄력성 자원을 조기에 소진해 버릴 수 있습니다. 리더는 오전 업무 시작 직후 과도한 압박을 주는 회의나 긴급 지시를 지양하고, 구성원이 스스로 에너지 상태에 맞춰 업무 순서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해야 합니다.
둘째, 휴식은 농땡이가 아니라 급속 충전입니다.
구성원들이 업무 중간중간 심리적 자원을 충전할 수 있는 짧은 휴식은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일일 성과로 직결되는 전략적 투자입니다. 지친 팀원에게 정신력으로 버티라고 다그치는 건 배터리 0%인 폰에 대고 정신력으로 전화 걸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습니다. 짧은 산책이나 티타임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훨씬 영리한 관리입니다.
셋째, 구성원별 멘탈 프로필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합니다.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한 업무 부하를 주는 대신 개인의 회복탄력성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배분해야 합니다. 쿠크다스 멘탈을 가진 구성원에게는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정서적 지지를 보내줌으로써 그들의 자원이 바닥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 참고문헌
Zhu, Z., Hu, X., & Zhang, B. (2025).
The role of resilience in navigating work stress and achieving daily work goals.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46(8), 110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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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교수님
(한양대 교육공학과)
2025.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