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발행하는 이 아니라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 대하여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글쓰기를 시작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유효하다. 이 다짐은 달리기 훈련을 하며 페이스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것과도 닮아 있다.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해내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2월에는 예상 밖의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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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 <비경제적인 달리기를 그만두기로 했다>의 조회수가 크게 오르며 주변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제목만 보면 오해할 여지가 있었던 탓일까. 지인 중 한 명은 내가 정말 달리기를 그만두는 줄 알고 위로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제목의 뒷부분만 보고 내가 달리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해프닝까지 있었으니, 어쩌면 그 오해도 조회수 상승에 한몫했는지 모르겠다. 3월에도 평소와는 다르게 조회수가 눈에 띄게 늘면서 브런치 알람이 자주 울린다.
하지만 나는 그저 정해 둔 발행일에 맞춰 글을 쓰고, 퇴고한 뒤 묵묵히 올릴 뿐이다. 물론 발행일과 상관없이 쓰고 싶은 글이 떠오를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내가 먼저 지키고 싶은 것은 독자와의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신뢰가 깨지고 나는 신뢰를 잃은 작가가 될 것이다. 지난 12월의 과오를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가능한 한 정해 둔 발행일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 꾸준함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한 분, 두 분 늘어나면서 200명 초반이던 구독자는 어느새 300명을 넘어섰다. 나 역시 좋은 글을 계속 읽고 싶어 먼저 구독한 경우도 많지만, 부족한 내 글을 읽고 먼저 구독해 주신 분들도 있었다. 그 사실이 참 고맙고, 또 무겁게 다가온다.
예전에 브런치에서 분야별 크리에이터 선정과 관련해 한 작가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구독자는 많았지만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지 못한 이유를 아쉬워하는 내용이었다.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분의 글 발행 주기가 일정하지 않았던 점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구독자가 많아도 지속적으로 글을 쓰지 않으면, 사람들의 관심은 조금씩 멀어질 수 있다. 지금은 누군가 내 글을 구독하고 있을지 몰라도, 더 이상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 않고 브런치가 멈춰 있다면 그 구독은 오래 이어지기 어렵다.
그래서 매일 글을 발행한다는 것은 나에게도, 구독자에게도 분명한 의미가 있다. 특히 서로 다른 연재를 이어 가고 있는 나에게 연재일에 맞춰 글을 올린다는 것은 단순한 업로드가 아니다. 그것은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고, 동시에 나 자신의 성실함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약속을 지키는 날들이 쌓이고, 성실함을 보여 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굳이 유난 떨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다. 구독자는 억지로 모으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 속에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매일의 글쓰기를 이어 간다. 꾸준히 쓰는 시간이 쌓인다면, 구독자는 더 이상 조급함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지금보다 더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응원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
올해 내 목표는 구독자 400명이다. 물론 그 숫자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고, 예상보다 더 빨리 넘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나는 구독자 수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써야 할 글을 계속 써 나가고 싶다. 묵묵히 쓰는 사람으로 남으면서, 그렇게 조금씩 나를 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