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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힘 Ohim Jul 08. 2023

<꾸준히>7시 51분

방앗간

방앗간을 간다.

집에서 10분만 넘어가면 사는 동네와 다르게 밭도 나무도 낮은 집들도 많은 동네가 나온다.

그 동네 방앗간에 다닌다.


아침 일찍 간 방앗간에는 부지런한 사람들만 모두 모인 것처럼 사람이 많다.

깨를 볶아 기름을 짜는 풍경, 고추씨를 기계로 털고 고추를 빻는 풍경, 불린쌀을 빻는 풍경

방앗간 바깥으로는 고소하고 정겨운 소리들이 새어나온다.


대부분 이 방앗간을 찾는 손님분들은 오랜 단골들이 많다.

그래서 자기가 가져 온 깨들은 손수 씻거나 일손을 도와준다.


엄마의 방앗간 출입으로 인해 나도 가끔 따라다닌다.

방앗간을 가기전 엄마 소주병을 모아 깨끗하게 씻고 말려 8병정도 되는 병을 봉투에 담아 가져간다.


우리는 농사를 짓지 않아 방앗간에서 깨를 산다.

국내산, 중국산, 인도산으로 선택이 가능한 점도 있다.


깨를 씻고, 볶은 후 깨를 짜는 기름에 넣는다.

그 작은 알맹이들이 모여 저만큼의 어마어마한 양의 기름이 나오는게 진짜 놀랍다.


기름을 짜고 방앗간에서 나오면 아침 신선한 공기에 내 몸에서 나는 참기름 향기는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다.

내가 참깨다할정도다.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더니 배가 고프다.

달걀 2개를 후라이를 하고서 그 위에 따듯한 참기름을 2스푼 붓는다.

기가 막힌다.

오늘을 지낼 수 있는 에너지를 먹었으니 오늘도 잘 지낼 수 있겠다싶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분들 모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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