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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May 10. 2023

[브랜딩log]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fleeting notes

파블로 피카소


"평범한 예술가는 모방한다.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



중앙일보 혹은 토스의 디자이너는 분명 피카소(1881-1973)의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을 것이다. 두 서비스의 삼분할 UI와 군데군데 드러나는 UX 요소들은 흡사 쌍둥처럼 꼭 닮아있다. 토스 디자인팀이 이쪽 세계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앙일보 쪽에서 훔친 것이라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추론일 것이다. 어쩌면 벤틀리 수석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를 모셔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완성한 현대차처럼 토스 쪽 UI/UX디자이너를 거액에 영입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제네시스와 벤틀리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전혀 문제될 일은 아니다. 서로를 훔치는 일쯤은 이쪽 세계에서 퍽 흔하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토스가 내놓는 디자인들은 더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사실상 주인 없는 금고쯤 취급되며 여기저기 유전자를 남기고 있다.(물론 이 UI/UX가 해외 유명 레퍼런스에서 왔을 가능성도 있다. 디자이너의 세계는 전세계에 걸쳐 서로 꼬리가 물려 있다.)


정말 본땄던 것이라면 이는 비판할 게 아니라 오히려 칭찬할 일 같다. '체면'이라는 굴레에 사로잡혀 늘 잰걸음만 하던 신문사들이 드디어 남 눈치보지 않고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는 신호나 다름없으니.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피카소의 아포리즘은 발화자의 위대함 못지 않게 모방이란 행위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죄의식들을 즉각적으로 제거해준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과감한 도용은 예술가의 재능에 가깝다.


토스 피드
더중앙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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