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장정일(1962-)의 말을 빌리면 한겨레신문 기자 이문영은 기자라기보다 차라리 작가에 가까울 것이다. 이름부터 던지고 보는 디지털 세상과 달리 지면의 세계에서 기자의 이름은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 등장한다. 하지만 처음 몇 문장만에 스스로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것을 보면 그의 문장에는 지문이 있음에 틀림없다. 이런 문장에는 분명한 호불호가 있다. 그럼에도 이런 시도가 뜻깊은 까닭은 지면의 세계가 열병식에 나서는 군인들처럼 서로 동일해지려는 욕망에 지배당하고 있다는사실과 무관치 않다.기자들이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는 것과 무관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