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신문을 보니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 누적 이용 건수가 1억4000만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누적 이동거리는 지구에서 달까지 510여회를 왕복할 정도(3억8700만km)였다고.
따릉이
따릉이라면 나도 할 말이 있다. 웬만한 사람 못지 않게 애용하고 있어서다. 찾아보니 2017년 4월부터 최근까지 20,274분, 즉 333시간가량 탄 것으로 나온다. 거리는 3000km쯤. 대충 계산해보니 서울-부산을 3.5회 왔다갔다 했다. 탄소도 690kg나 줄였다는데, 나도 모르는 새 지구 공동체에 기여한 셈이다.
어딜가든 있다. 쉽다. 저렴하다.
굳이 꼽자면 이 세 가지 이유가 따릉이의 인기 비결 아닐까 싶다. 따릉이는 버스전용차로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상품'이기도 하다. 2022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에 수출됐다. 현재 따릉이는 4만대가 넘는데, 파리(2만), 런던(1만), 뉴욕(1만) 등과 비교해 압도적이다.
서울시민들의 자연보호와 탄소절감 의식이 유독 특별한 것이 아니라면 따릉이라는 서비스 자체가 그만큼 잘 설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긴, '어딜가든 있다, 쉽다, 저렴하다'만 충족시킬 수 있다면 그 어떤 프로덕트라도 사랑을 받을 터. 그런 면에서 따릉이는 초창기 스타트업들에게 한수 가르침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연간 100억원대 적자라는 점에서 종종 눈총을 사기도 하지만, 따릉이는 이제 서울이라는 거대 메트로폴리스의 상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