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딩의 시초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서부시대 목장주, 고대 로마의 등잔 장수...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브랜딩이 본격화했다는 데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산업혁명 시절 풍경
· 다 고만고만했다. 생각해보라. 그 시절 무슨 특별한 기술이 있었겠는가. 여기서 찍으나 저기서 찍으나 퀄리티는 비슷했다. 찍어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던 시절이었다. 고만고만한 것들이 대량으로 나오니 '저놈들'보다 더 팔려면 무언가 다른 게 필요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로고(logo)다. '비슷해 보이죠? 하지만 이 문양이 붙어있으면 더 좋은 거예요!' 브랜딩이다.
· 브랜딩 전문가 윌리 올린스는 말한다. "브랜딩은 일개 생활용품, 일개 범용 상품, 즉 다른 업체들이 만든 물건들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는 물건에 독창적인 이름과 패키지와 광고를 써서 남다른 특성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브랜드라는 이름의 대안.
· 브랜드란 종종 허영심, 과시욕 같은 감정적 영역과 결부돼 해석되지만,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이고 이성적 판단이기도 하다.
· 19세기 제품 구매는 위험 부담이 높은 행동이었다. 야만의 시대였다. 대다수 제품들이 양을 부풀리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 싸구려 첨가물로 오염되어 있었다.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았다.
· <브랜드 왓칭:브랜딩의 내막>의 저자 자일스 루리에 따르면 브랜드는이때 '설득력 있는 대안'이 되었다. 브랜딩은 곧 우수한 패키지와 고품질 유지에 대한 약속, 제품 품질 보증서 역할을 했다. 그 시절 '비싸보이는 로고'를 집는 건 꽤 합리적 판단이었다.
그래서?
· 브랜딩은 가치이지만, 효용이다. 실질이다. 지금도 적용된다. 명품백을 사는 이유? 맸을 때 들려지는 고개, 높아지는 콧대, 느껴지는 우쭐감. 그에 못지 않게 제품의 미래가치가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는,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냉철한 계산이 깔려있다. 소비자는 합리적이다. 당신에게 묻는다. 내게무엇을 줄 수 있는가? 피부에 와닿는 효용, 안전, 균일한 퀄리티가 내러티브와 이미지 구축 못지 않게 중요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