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비쥬얼 파트의 마지막은 앞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한 키비쥬얼을 어떻게 '시스템화' 시키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day 25. 고지가 보인다.
강의에서는 우선 "도산대로에 위치한 하이엔드 오피스텔 브랜드" <CASE1>을 들어 키비쥬얼 모색 과정을 설명한다.(또이스1은 강의 전반에 너무 많이 나와서 조금 지겨운 감도 있다..;)
플러스엑스가 작업했던 4가지 시안은 다음과 같다.
<CASE1>의 키비쥬얼 4가지 시안
1. 자체적으로 만든 서체를 키비쥬얼로 활용
2. 수직의 그래픽 모티프 키비쥬얼로 활용
3. 손으로 만든 각종 '점'을 키비쥬얼로 활용
4. 건물형태에서 따온 심볼을 키비쥬얼로 활용
한 가지 아쉬운 점은 CASE1이 최종적으로 어떤 키비쥬얼을 결정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찾아보니 CASE1은 아직 외부에 공개가 안 됐거나 없어진 모양이다. 지도 검색도, 홈페이지 검색도 안 되는 걸 보면 뭔가 단단히 잘못된 듯 하다. 브랜딩에 분명 큰 돈이 들어갔을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튼 이렇게 만들어진 키비쥬얼은 시스템 아래 '체계적'으로 활용되어야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 입이 닳도록 강조한 그 '일관성'을 위해서 말이다.
*키비쥬얼 시스템이란?
브랜드 키비쥬얼이 어플리케이션에 적용될 때 의도와 다르게 변형되거나 확장되는 것을 방지하고 다양한 접점에서 일관되고 효과적인 디자인을 위한 체계.
<UT>의 키비쥬얼 시스템 일부
예컨대 우버와 티맵이 합작한 브랜드 <UT>(또티..!)는 키비쥬얼인 '우티 프레임(U자)'을 상황에 따라 굵기를 변형하도록 가이드대로 활용된다. 텍스트가 많은 경우에는 가장 얇게(레귤러), 키워드를 강조하는 경우에는 조금 더 굵게(미디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우는 굵게(볼드), 이미지와 텍스트를 모두 강조하는 경우는 꽉 채우는(솔리드) 것이다.
우티는 콘텐츠에 따라 우티 프레임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경우와 우티 프레임을 여러 방향으로 돌려 쓰는 규칙도 정해놓았다. 반대도 있다. 우티프레임을 뒤집어 쓰는 경우, 텍스트 우측 정렬은 금지된다. 이밖에도 크기에 따른 프레임 규격, 그라데이션 컬러의 활용 방법 등도 체계화시켜놓았다.
이런 시스템화는 업무 효율성과 유지보수의 용이함 등을 고려한 결과물일 것이다. 문득 이런 시스템화가 개발 프로세스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개발자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에서 이런 약속 체계(가이드)는 필수적이며 모든 작업에 앞서 가장 선행된다. 자칫하다간 일을 두 번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이다.
개발은 '효율성'과 '생산성'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분야. 그런 면에서 개발자들의 사고방식이나 업무 프로세스를 브랜딩이나 디자인 쪽에 접목시킨다면(가령 코드 재활용이라든가, 코드 리뷰라든가, API라든가...)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디자인이든 코딩이든 결국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은 같으니 말이다.(진지하게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