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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May 03. 2023

데이터 과학자들이 숫자 42를 좋아하는 이유

fleeting notes

always 42


random.seed(42)


머신러닝과 딥러닝 관련 서적들을 보면 random seed(무작위로 숫자를 뽑되 재현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주는 알고리즘. 시드 값은 아무 숫자나 사용해도 된다)가 꼭 42로 되어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해외도 다 그렇다.


명확한 기원은 더글라스 애덤스가 쓴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979)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 끝부분에서 슈퍼컴퓨터 Deep Thought는 이렇게 말한다.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답은 42 입니다.

[Seven and a half million years later…. Fook and Lunkwill are long gone, but their descendants continue what they started]

“All right,” said Deep Thought. “The Answer to the Great Question…”
“Yes..!”
“Of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said Deep Thought.
“Yes…!”
“Is…” said Deep Thought, and paused.
“Yes…!”
“Is…”
“Yes…!!!…?”
“Forty-two,” said Deep Thought, with infinite majesty and calm.”

―Douglas Adams,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이후 '42'는 공대생들의 세계관에서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비로운, 미지의 기호로 확고부동한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일부는 재미로, 일부는 위대한 SF소설가에 대한 존경심으로, 일부는 오랜 관습에 따라 저도 모르게, 일상 곳곳에서 42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42가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단연 데이터 과학 쪽일 것이다. 어쩌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엔지니어들이 스스로의 작업을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찾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사람들은 오랫동안 42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려 애썼는데, 일부는 42가 이진코드에서 101010이기 때문이라고, 일부는 무지개가 생성되는 빛의 수면 굴절 각도가 42도기 때문에 선택된 숫자라고 추측했다. 일부는 양성자의 직경을 통과하는 데 10⁻⁴²초가 걸린다는 점에서 단서를 찾기도 했다.


사람들의 궁금증이 계속되자 더글라스 애덤스가 비밀을 살짝 털어놓았다. "그건 농담이었어요. 숫자, 평범하고 작은 숫자여야겠다고 생각했죠. 책상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며 '42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종종 사소한 농담처럼 보인다.


updated : 2024-05-03


관련 문서(브런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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