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ㅅ ㅏ
안절부절,
사랑받지 못할까 봐 늘 불안했던 내 삶이 그러했다. 모두가 내 곁을 떠날까 봐 전전긍긍한 시간이 많았다.
내가 나를 좀 더 사랑해 줄 걸, 내가 나를 좀 더 믿어줄 걸, 그래서 내가 그들을 그냥 막 사랑해 버릴 걸, 이제야 그럴 마음이 먹어진다. 이제라도 그런 마음이 먹어지니 다행이겠지.
늘 갈대처럼 흔들리는 내 마음을 미워할 게 아니라, 그런 나를 내가, 예뻐해 주어야 했다. 흔들리니까 갈대지. 이 단순한 공식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이제야 나도 좀 마음의 여유가 생겼나?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오래 보고, 자세히 보니 나 또한 예쁜 풀이다.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의 시는 독재 정권하에서 민중의 저항 의식을 노래했다고 하지만, 내게는 그냥 아름다운 서정시로 읽힌다. 문학은 해석하는 사람들의 몫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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