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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모톰 시술, 몸이 보내온 첫 번째 신호

몸은 늘 신호를 보낸다

by 스마일 엘린

2021년 초, 4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코로나는 여전히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었다. 건강검진을 마치고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내던 어느 날,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유방 검사 결과, 정밀검사 소견이 나왔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유방 전문병원에서 재검을 받으셔야 합니다.”


마침 친한 친구가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었기에 불안이 훅 밀려왔다. 혼자 병원으로 향했다. 대문자 T인 신랑은 크게 걱정하는 기색이 없었다. 너무 담담한 그의 표정과 말투가 서운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굳이 표현은 하지 않았다. 괜히 엄살 피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진료실에서 의사는 혹의 모양이 좋지 않다며 총 생검(조직검사)이 필요하다고 했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검사였다. 바늘이 피부를 뚫는 순간, 친구의 투병 모습이 떠올랐다.


‘얼마나 아프고, 얼마나 외롭고, 얼마나 긴 시간을 버텼을까….’



검사를 마치고 혼자 차에 올라 시동을 켰다. 라디오에서 성시경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친구가 즐겨 듣던 곡이었다. 그 순간,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마침 신랑에게서 전화가 왔다.


“진료 잘 받았어? 별거 아닐 거야.”


내 마음이 어떤지 묻지 않는 그의 말에 또 서운했다. 전화를 끊자 울음이 터졌다. 대성통곡하듯 한참을 울었다. 이 일은 신랑에게 말하지 않아서, 내가 차에서 혼자 운 사실은 아직도 신랑은 모른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스렸지만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은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나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였을까?


다행히 조직검사 결과는 암이 아니었다.

다만, 그대로 두면 좋지 않은 예후의 혹이라 맘모톰 시술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는 진단을 받았다. 바로 시술을 받았다. 간단한 시술로 끝낼 수 있었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건강검진에서 미리 발견된 것이 참 감사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그 친구가 예전에 말했었다.


“유방은 건강검진 CT만 해서는 안 돼. 유방 초음파도 꼭 해야 돼!”


회사가 제공하는 건강검진에는 보통 CT만 포함된다. 초음파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그 친구는 30대에 첫 건강검진을 했을 때 CT만 찍었다고 했다. 결과는 ‘정상’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겨드랑이에 멍울이 잡히고 통증이 와서 병원을 찾았더니 유방암이었다.


그때 담당 의사가 말했다고 한다.


유방암 검사는 반드시 CT와 초음파를 함께 해야 합니다.”


그 친구 덕분에 나 역시 이후로는 초음파를 늘 추가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혹을 미리 발견하고 제거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맘모톰 시술을 받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몸을 소홀히 하면 결국 이렇게 신호로 나타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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